줄기세포 연구 `주도권` 경쟁

 ‘줄기세포의 연구 주도권을 잡아라.’

 대학병원 연구실들이 혈액·근육·신경 등 필요한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세포인 줄기세포(stem cell) 연구에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세대의대·가톨릭의대·포천중문의대 등은 줄기세포 분화 연구 차원에서 벗어나 난치병의 원인이 되는 세포나 조직을 줄기세포를 이용해 교체하는 치료수단으로 가능성을 제시하고 나섰다. 이들 대학은 향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앞다퉈 국내외 줄기세포와 관련한 저명 연구자나 의사를 초빙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거나 줄기세포치료센터 설립에 나서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학의 이런 움직임은 무엇보다 인간 윤리 존엄성 문제로 사회적 갈등을 빚어온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가톨릭의대는 오는 16일 의과학연구원 대강당에서 ‘제1회 국제 성체 줄기세포치료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 심포지엄은 의료진과 생명과학 연구자들에게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일반 이해의 폭을 넓히고 각 질환 분야에서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성과를 고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톨릭의대는 줄기세포 분야에서 저명한 과학자인 캐나다 테리팍스연구소의 코니 이브스 소장을 비롯해 미국 코넬대학의 줄기세포발생연구소장 말콤 무어 박사, 신경계 줄기세포 전문가인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의 김승업 박사 등을 초청했다.

 연세대의대도 오는 22일과 23일 이틀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성체줄기세포 국제 심포지엄’과 전시회를 연다. 연세대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손상된 조직과 장기를 개전해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과 같은 뇌기능 손상질환과 척수손상·심장질환·혈액질환·화상·사지절단·당뇨병·간경변 등의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는 불임치료 분야에서 쌓은 명성을 바탕으로 배아 및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전문치료기관으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포천중문의대는 오는 5월 경기도 분당에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신경 질환·당뇨병 등 만성질환, 퇴행성 관절염 등 한국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을 치료하는 ‘줄기세포치료이식센터’를 설립한다.

 지난 11월 배아 및 줄기세포 관련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차병원은 특히 사회적 논쟁이 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