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80기가급 고속라우터 국산화

 ADSL가입자 2만명을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80기가급 고속 라우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액세스기술연구부(부장 이형오 박사)는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이사장 서평원) 주관으로 LG전자, 삼성전자, 다산인터네트, 성지인터넷 등과 함께 정보통신부 선도기반기술 개발사업으로 186억원을 들여 2년여 연구끝에 1초에 1억2500만개의 IP패킷을 처리할 수 있는 80 급 고속 라우터인 ‘HSR-80’을 국산화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외국 업체들이 독점해 온 초고속인터넷 기간망용 고속 라우터시장을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2005년 21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고속 라우터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라우터는 1초에 1억2500만개의 IP패킷을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기가비트 이더넷과 2.5 동기식 광통신 패킷, 622Mbps 비동기식전송모듈(ATM) 등의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고 라우팅 프로세서와 스위치, 전원 모듈 장애시 예비 장비가 백업 데이터로 시동되는 등 외산보다 우수한 방식의 이중화 기술이 채택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시스템 작동 도중 통신보드를 빼고 끼워도 작업에 영향이 없는 핫 스왑 기능 등 외산 제품에서는 적용되지 않은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운용 소프트웨어도 국내 처음 통합형으로 자체 개발한 제품을 채택했다.

 이형호 부장은 “이번에 개발된 고속 라우터는 외산에 비해 속도가 빠른데다 안정성까지 갖추고 있어 국내 인터넷 기간망의 국산화는 물론 국내 초고속통신망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특히 “외국 업체들이 독점해 온연간 4627억원 규모의 고속 라우터 시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