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해외 변수가 흉흉하다.
증시전문가들은 나스닥시장의 1900선 붕괴, 닛케이지수 19년래 최저치 기록 등 해외 증시의 약세가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해외 증시와 비교, 독자적 강세를 보였고 5일과 6일 최근 이틀동안도 국내 시장이 소폭 오르며 해외 증시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였지만 근본적인 완전 차별화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나스닥시장은 5일(현지시각) 0.92% 하락한 1838.52로 마감되는 등 최근 1900선 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실상 미 테러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급하게 올랐던 주가가 모두 빠지고 테러전 수준으로 재차 하락한 상태.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도 연일 폭락하며 6일 9420.85로 마감, 19년만에 최저치를 재차 경신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해외 시장의 약세가 상승에 대한 기대 일색의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약세는 투자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주가상승의 중요한 근거인 경기회복 자체가 더디다는 신호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봐야 하며 경기의 일시 후퇴에 대한 우려감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미국 증시의 약세는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등 해외 시장의 불안속에 국내 시장만의 차별적 강세는 지속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 역시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국내 시장과는 차이가 있다지만 투자심리에 제약이 되기는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엔화가 달러당 134엔대에 거래되는 등 엔화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수출경쟁력 악화 등 국내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밖에 중국이 위안화 절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과 부시 미 대통령이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등의 해외 상황도 국내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증시 전문가들이 향후 주목할 해외 변수로 꼽고 있는 것은 미국 경제의 1분기 동향이다. 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4분기 GDP·실업률 등이 긍정적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주가에 반영된 부분으로 1분기의 기업실적과 경기지표가 호전될 수 있는지가 미국·국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는 점은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날 경우 국내 시장의 조정폭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며 “주가는 앞으로의 전망쪽에 포커스를 맞춰간다는 점에서 향후 나타날 1분기의 기업실적과 경제지표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