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실적은 좋지만…

 KT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로부터 향후 주가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신서비스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KT의 향후 주가를 어둡게 보는 이유는 KT의 성장성과 민영화에 따른 수급문제 때문이다.

 KT는 지난 5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인터넷 등 성장사업의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60%까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3.7% 늘어난 1조45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는 등 기업의 ‘성장성’ 측면을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KT의 성장동력인 초고속인터넷 등 인터넷 부문과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화 부문의 성장성이 둔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세용 신영증권 연구원은 “KT가 전화 부문의 매출 감소를 인터넷 부문에서 메워 성장성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올해 초고속인터넷이 성숙단계에 접어드는 등 인터넷 부문마저 성장성 둔화가 예상된다”며 “올해 KT의 매출 정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메가패스, 코넷,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인터넷 부문에서 전년대비 174% 늘어난 1조51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31% 증가한 1조9915억원에 그칠 것으로 박 연구원은 전망했다.

 서용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무선 요금 인하로 KT의 올해 수익추정치를 소폭 하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KT의 전화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2.3% 가량 줄어든 4조506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오는 6월로 예정된 민영화로 시장에 나오게 될 정부의 KT지분 28.37%도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 알려진 대로 KT가 이 중 10% 가량을 자사주로 매입하더라도 나머지 지분을 팔아치우기가 녹녹지 않다는 지적이다. KT의 경영권을 보장해주지 않는 한 자금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KT의 지분매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KT는 지배주주가 없는 지분구조를 원하고 있다.

 이정철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KT의 모멘텀은 안정적인 수익창출보다는 정부지분 처분을 통한 민영화 완료에 달려있다”며 “KT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부 지분매각안을 내놓지 못함으로써 잠재적인 수급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