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컴퓨터어소시에이츠(CA)가 독주해온 국내 보안OS(시큐어OS) 시장이 양강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한국CA에 맞설 주인공은 정보보안업체 시큐브(대표 홍기융 http://www.secuve.com). 시큐브는 지난해 윈도·리눅스와 솔라리스·HP·IBM·컴팩 등 유니스 계열 등 모든 운용체계(OS)에 적용 가능한 보안OS를 출시한 이후 한국CA(대표 토비 와이스 http://www.cai.co.kr)에 맞서는 강력한 업계 라이벌로 급부상했다.
시큐브는 보안OS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총매출 41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동안 한국CA는 주력제품 ‘e트러스트’를 통해 약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CA의 경우 그동안 판매해온 제품의 운영·유지비를 포함했으며, 시큐브는 윈도 기반의 보안OS 제품 판매를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순수 보안OS에 대한 매출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적어도 매출기준으로 보면 국내 보안OS시장은 확실한 양강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시큐브의 급부상은 제품이 처음부터 웹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됐으며 시스템 과부하를 줄인 것이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한국CA와 달리 제품개발과 사후서비스가 국내에서 일괄 처리된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시큐브는 이에 따라 지난해 HP 서버 번들에 이어 올해부터 싱가포르와 중국 기업에도 제품을 공급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컴팩과 보안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한국총판 SK글로벌과는 이미 번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시큐브는 올해 매출액 150억원을 달성하면 시장점유율에서 한국CA를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홍기융 시큐브 사장은 “지난해 국내 전체 보안OS 시장의 약 30%를 시큐브가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는 국내 수요 급증과 본격적인 해외진출이 예상돼 시장점유율이 한국CA를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안OS는 그동안 방화벽이나 침입탐지시스템(IDS) 등 네트워크 보안 제품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으나 최근 시스템 자체에 대한 보안이 중요시되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현재 보급된 전체 서버에 대한 보안OS 구축 비율이 1%에도 못미치는 상황이어서 시장잠재력도 무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한국CA에 대한 시큐브의 공세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명 트러스티드OS(Trusted OS)로도 불리는 보안 OS는 컴퓨터 운용체계의 취약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해킹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컴퓨터 운용체계 내에 보안커널(Security Kernel)을 이식한 서버 솔루션이다. 컴퓨터 시스템 자체를 통제하는 OS에 보안기능을 부여하기 때문에 다른 보안 솔루션보다 강력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보안OS는 오랜 연구와 개발이 필요한 분야로 미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기술 수출통제 부문에 포함돼 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