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PDA `피닉스` 출시 파급 효과

 이동전화단말기와 개인휴대단말기(PDA)간의 영역파괴가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오는 4월 국내에 출시키로 한 스마트폰인 가칭 ‘피닉스(개발코드명)’는 현재까지 분명한 벽이 존재하는 PDA와 이동전화단말기 제품간의 경계를 허물게 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세계적으로도 무선PDA, 스마트폰, 이동전화단말기간의 치열한 영역다툼이 시작되는 단계여서 국내시장이 이의 판도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피닉스는 어떤 제품인가=피닉스는 기본적으로 이동전화단말기 플랫폼상에다 PDA의 플랫폼을 추가한 제품이다. 미국 스프린트사에 납품한 ‘SPH i300’의 한글버전으로 알려진 피닉스는 팜 운용체계를 탑재, 완벽한 PC와의 데이터 연계기능(PIMS)을 갖추고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다운해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동전화단말기로는 활용성이 낮았던 ‘e북’이나 인터넷 접속, 워드파일 변환 등도 더욱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또 이동전화단말기 플랫폼에서 개발됐기 때문에 기존 무선PDA보다는 더욱 안정된 통화품질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피닉스의 파급력은=삼성전자측은 공식적으로 올해 1만대 정도의 판매대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와 영업력을 고려하면 최대 20만대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속내다.

 삼성전자는 이 모델을 이동통신사업자를 통해 판매하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의 이동전화대리점, 그리고 C&C대리점을 통해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또 이미 KTF나 SKT 등의 이통사들이 삼성전자와 협의를 통해 단말기 구매는 물론 전용 브라우저와 서비스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피닉스의 초기 시장 진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필기인식 업체인 디오텍의 도정인 사장은 “스마트폰의 특성상 PDA시장을 잠식하기보다는 이동전화단말기 교체수요를 대체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럴 경우 국내 PDA시장 규모를 크게 끌어올려 국내 PDA산업이 보다 활성화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려는 PDA업체들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5, 6월 SK텔레콤 및 KTF, 그리고 LG텔레콤의 전용단말기로 선보이는 무선PDA제품의 경우 가격도 50만원 이하로 저렴하면서 크기가 소형이어서 충분히 이동전화단말기와 경쟁할 만하다”며 “피닉스가 이같은 PDA업체들의 전략에 힘을 보태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국내 이동통신업체들과 PDA의 기술개발을 촉진,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및 PDA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변수=그러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실패한 데다 멀티미디어 기능에서 뒤떨어지는 팜OS를 채택했다는 점에서 피닉스의 파급력은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IDC코리아의 윤인선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서유럽 지역에서는 세를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지만 이전에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의 경우 모두 실패한 것이 부담”이라며 “이동전화단말기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다 무선PDA의 기술발전 속도도 빨라 국내에서는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틈새 제품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한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팜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시장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한국은 전세계적으로도 PDA의 멀티미디어화가 가장 빨리 접목되는 추세여서 PIMS 기능에 초점을 맞춘 팜 기반으로는 국내 시장 공략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