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주가가 삼성SDI의 주가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1년 6개월여만에 삼성전기가 삼성SDI의 주가에 다시한번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말 3만8000원대를 저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전기 주가가 7일 5만400원까지 올랐다. 반면 비슷한 시점에 5만5000원을 맴돌던 삼성SDI의 이날 종가는 5만3000원으로 하락했다.
이같은 주가움직임은 주력제품의 시장 성장성에 대한 전망차이 때문이다. 종합전자부품 생산업체인 삼성전기는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컴퓨터, 이동통신 단말기의 수요증가가 1분기부터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최고의 수혜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계획했던 13개 사업부문의 구조조정 계획 중 11개 부문을 완료한 것도 주가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CRT부문이 주력사업인 삼성SDI의 경우 대체품인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시장점유율 확대추세로 인해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CRT사업부문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2차전지 사업과 STN LCD 등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마저 하락시켜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외국인들도 두 기업에 대해 다른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해말과 연초에 걸쳐 삼성SDI를 대량 매도한 반면 삼성전기에는 소량이지만 매수우위를 유지했다. 삼성SDI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말 46%대에서 불과 한달 남짓에 42%대로 하락한 반면 삼성전기는 지난해말 35%대에서 36%대로 소폭 상승했다.
이창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는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성장성이 부각되고 구조조정 완료 임박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삼성SDI는 CRT부문의 성장성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간조정이 마무리되면 삼성전기의 주가가 삼성SDI의 주가를 추월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