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업계가 이동전화 단말기 경기 호조에 힘입어 한동안 자제했던 대대적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생산 규모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SKC, 새한에너테크 등 주요 2차전지업체들은 올들어 국내외 단말기업체의 대량 주문이 잇따르고 공장가동률도 크게 높아짐에 따라 연초부터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추진중이다.
LG화학(대표 노기호)은 연말까지 총 400억원을 청주공장 2차전지 설비확장에 투자, 현재 월 300만셀 수준인 생산능력을 월 500만셀 규모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LG화학은 오는 4월부터 전지생산라인 증설에 들어갈 예정이며 공사가 끝나면 리튬이온전지 생산이 월 150만셀씩 증가하고 리튬폴리머전지도 지금의 두 배인 월 100만셀 규모의 양산체제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현재 6개 규모인 천안공장의 2차전지 생산라인을 올해안에 2∼3개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의 리튬이온전지 및 리튬폴리머전지 생산능력은 매달 550만셀 규모인데 모토로라, 노키아 등 해외 휴대폰업체와 진행중인 대규모 배터리 수출계약이 성사될 경우 기존 시설의 확장은 불가피하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모두 지난해 전지사업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최근 휴대폰, PDA용 배터리 주문이 국내외에서 쇄도하면서 지난달 이후 공장가동률이 100%에 근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변화에 따라 두 선발업체는 올해를 전지사업 흑자원년으로 설정하고 세계시장을 석권한 일본 2차전지업체를 견제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갖춰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IT경기 불황여파로 직접적인 설비투자를 미뤄온 후발 2차전지업체들도 최근 새로이 부상하는 리튬폴리머전지시장을 겨냥, 생산라인 구축에 발벗고 나섰다.
SKC(대표 최동일)는 다음달 천안공장에 월 25만셀 규모의 리튬폴리머전지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연말까지 양산능력을 월 100만셀 단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SKC는 이미 SK텔레텍을 비롯한 그룹계열사에 휴대폰, PDA용 배터리 공급물량을 확보한 상태며 오는 2005년까지 세계 리튬폴리머전지 시장점유율 20%를 목표로 대규모 설비확장계획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새한에너테크(대표 한승우)도 매달 20만셀의 리튬폴리머전지를 자체 양산하기 위해 오는 6월까지 총 70억원을 충주공장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투자 및 생산규모 확대 움직임과 관련,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외국 전지업체와 가격경쟁을 하려면 우선 생산규모부터 늘려야 한다”면서 “한번 뒤처지면 영원히 선진기업을 따라잡지 못하는 시장 특성도 충분히 고려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