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피아>브랜드 전쟁

 ◆브랜드 전쟁 / 데이비드 댈러샌드로 지음 / 청림출판 펴냄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댈러샌드로는 ‘존 행콕 금융서비스’의 최고경영자(CEO)다. 데이비드는 15년전 생명보험 등 금융상품을 파는 ‘존 행콕 금융서비스’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였다. 데이비드의 입사 후 첫번째 과제는 낡고 침체된 존 행콕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변모시키는 것이었다.

 데이비드는 고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인 생명보험에 가입한다는 것은 보험금을 제때 정확히 지불하겠다는 보험사의 약속을 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에 주목했다. 보험회사가 팔려고 내놓는 것은 제품이 아닌 바로 그들의 ‘명성’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다른 경쟁사들이 숫자와 실적에 매달려 있을 때 데이비드는 대대적인 브랜드개혁에 착수했다. 이런 그의 노력으로 존 행콕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세기 100대브랜드’에 포함되기에 이르렀다.

 댈러샌드로가 브랜드의 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첫직장인 광고홍보회사에 만난 첫 고객으로부터 얻은 깨달음 덕분이었다. 오빌 레덴바허라는 팝콘업자가 자신이 새로 개발한 완전히 튀겨지고 크기도 2배인 팝콘을 들고 와서 이름을 붙여달라고 했을 때 댈러샌드로팀은 ‘100% 확실한 팝콘’이라 작명했다. 그러나 미국 중서부에서 온 기묘한 외모의 오빌 레덴바허는 자신의 이름을 따서 ‘오빌 팝콘’을 주장했다.

 언론들은 이 기묘한 사나이에 끌려 새 팝콘에 관한 오빌의 진지한 설명에 귀기울였고, 결국 오빌팝콘은 미국을 평정했다.

 이 경험에서 댈러샌드로가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

 ‘좋은 브랜드’는 시장에서 통용되는 다른 모든 마케팅요소를 단번에 제압하는 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마케팅전문가인 댈러샌드로가 그의 흥미진진한 경험들을 통해 브랜드전쟁의 첫 전략으로 내놓은 것은 품질보다 브랜드가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제일주의를 표방하라’(법칙1)는 것이다.

 그 다음은 ‘브랜드족을 공략’할 차례다.(법칙2) 소비자들은 고르는 것을 피곤해 한다. 한국에 불어닥치고 있는 명품열풍은 브랜드전쟁의 가장 노골적인 개전 양상이다.

 그리고 ‘까다로운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하는 것’(법칙3)은 기본이다. 강력한 브랜드의 명성은 쉴새없이 변화한다는 점에서 야생마와 같다. 야생마는 첫 굴복이 어렵지, 굴복뒤의 충성심은 우리가 아는 바와 같다.

 브랜드는 모름지기 알려야 한다. 댈러샌드로는 ‘수준 높은 광고를 위해 끝까지 싸우라’(법칙4)고 말한다. 자사브랜드가 상징하는 바를 광고회사에 정확히 전달했다면 이제 광고회사에 모든 권한을 주고, 최고의 광고는 그렇게 탄생한다고 단언한다.

 브랜드 알리기에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거두는 데는 ‘스폰서십 활용’(법칙5)이 중요하다. 스폰서십은 대상 이벤트나 인물의 후광효과를 기업 브랜드로 연결시키기 좋고 언론홍보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도 최적이다. 그렇다고 아무 이벤트나 인물을 스폰서해서는 안된다. 기업의 브랜드이미지와 어울리는 경우에만 신중하게 접근해서 확실하게 스폰서하라.(법칙6)

 기업에 좋은 일만 일어나란 법은 없다. 좋은 브랜드 이미지가 스캔들로 인해 하루 아침에 망가질 수도 있다. 스캔들 예방책을 마련해두고 스캔들이 터졌을 때 스캔들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라.(법칙7)

 제조업체라면 제조에 전념하고 판매는 판매전문가들에게 맡길 수도 있지만, 브랜드를 관리하고 살찌우는 최종 권한과 책임은 절대로 넘겨주면 안된다고 댈러샌드로는 말한다. 브랜드 파워로 판매업자의 기를 꺾어라.(법칙8) 이렇게 형성된 브랜드 파워는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법칙9) 최고의 브랜드를 위해 일한다는 자긍심은 직원들의 능력을 몇배로 키워낸다.

 결국 브랜드는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 따라서 브랜드전쟁에선 CEO가 총사령관이 돼야 한다.(법칙10) CEO는 자사 브랜드가 가야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것을 전사원이 공유해야 한다.

 브랜드 중심의 경영문화가 확고하게 자리잡은 기업만이 험난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게 ‘브랜드전쟁’의 최종결론이다.

 <정진욱 모닝365 사장 ceochung@morning36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