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문화산업 10대 과제>(6)전자책활성화-기고

 전자책 활성화

 

 올해는 전자책 부흥의 원년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련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2년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전자책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콘텐츠산업의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변화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50억원에 그치는 등 주요 콘텐츠산업의 하나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비해 아직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처럼 열악한 전자책시장 상황은 전자책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1세기 새로운 과제로 제시된 ‘지식정보화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국가 전략에도 막대한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자책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무엇인가.

 필자는 무엇보다 전자책의 인증 및 납본이 제도적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자책 인증이란 어떤 것이 전자책인지 국가가 공인하는 것을 말한다. 전자책 인증은 전자책 개념의 정립, 시장표준 확립, 각종 제도적 지원 유도 등 다방면에서 시장활성화를 이끌어내는 핵심요소라 할 수 있다.

 전자책 인증을 위해서는 먼저 전자책 개념을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전자책은 개별 책이 하나의 상품으로 유통된다는 점에서 회원제로 운영되는 여타의 디지털 콘텐츠와 차별성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전자책은 영구성, 무재고, 저비용, 구독의 편리성이라는 점에서 애니메이션 및 멀티미디어 CD롬과 차별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유통 측면에서도 전자책은 온라인에서 즉시 유통돼야 한다는 점에서 다운로드에 부담이 되는 CD롬 타이틀과 다르다.

 위와 같은 개념을 가진 전자책의 인증은 시장표준을 확립할 기반을 제공한다. 정부는 2001년 전자책컨소시엄(EBK)을 통해 XML기반의 전자책 표준(EBKS1.0)을 발표했다. 이로써 하나의 책이 표준에 근거해 완성되면 어떤 업체든 그 책을 재작업없이 쉽게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저작권자는 개정판을 낼 경우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전자책 인증은 전자책 표준을 통해 전자책 활성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PDA 및 각종 전용단말기에 전자책을 볼 수 있는 통일된 룰을 제공, 어떤 단말기를 소장한 사람이라도 불편없이 전자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시장활성화를 위해 전자책 인증과 더불어 전자책 납본이 필수적이다. 납본은 문화콘텐츠의 영구적 국가보관을 말한다. 그동안 전자책의 기관납품에 큰 걸림돌이었던 기업의 연속성에 대한 불신을 국가납본을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 미국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책 기관공급업체인 넷라이브러리(Netlibrary)사가 출발단계에서 OCLC(Online Computer Library Center·미국의 국립중앙도서관같은 국가적 디지털자료제공센터)에 전자책 납본을 함으로써 기관납품 시장활성을 이뤄내고 있다. 즉 전자책업체는 국가를 비롯한 공공도서관, 초중고를 포함한 각종 교육기관 등에 전자책을 납품해 자료를 영구보전하는 동시에 전자책시장 활성화를 이뤄내고 있다. 또 도서관과 교육기관은 저렴한 비용에 우수한 콘텐츠를 학생과 주민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시장환경이 조성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전자책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앞서 나가고 있는 분야다. 또한 모든 문화콘텐츠의 집약이고 온라인매체에 익숙한 자라나는 세대에 필수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지적 인프라를 이루는 중요한 자산이다. 전자책산업 활성화는 이러한 지식정보화기반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자, 즉 정부·도서관·산업종사자 모두의 몫이기도 하다.

 <와이즈북토피아 오재혁 사장 iioo@wisebookt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