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컴퍼니>전자상가 활성화에 앞장 신임 상우회장 2인

 용산 전자상가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으로는 경기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그나마도 인터넷쇼핑몰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가격공세로 마진 확보가 어려워졌다. 또 밖으로는 용산 민자역사에 전자전문점이 설립될 예정이어서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 그동안 주위의 커다란 상가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두 상가의 상우회장이 새로 교체돼 주목을 끈다. 서보철 나진전자월드 19·20동 상우회장(50)과 정광만 전자타운컴퓨터 상우회장(45).

 상인들은 이들에게 ‘약화된 상권을 활성화하고 신흥 상권에 대응할 준비를 갖출 것’을 기대하고 있다. 어쩌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에 상우회장을 맡아 책임이 막중해졌다.

 민자역사 시행사인 현대역사측이 이미 용산의 상인들을 대상으로 전자전문점 분양을 마친데다 지난해말 서울시로부터 상업시설 변경승인도 마친 상태여서 민자역사내 전자전문점 설립은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상가 건물주들과 상인들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특히 민자역사에 전자전문점이 생길 경우 전자타운과 원효전자상가·나진전자월드 등이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래서 이들 상가의 상인들은 상우회장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서보철 나진전자월드 19·20동 상우회장은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신흥 상권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시설이 열악한 것만을 탓할 수는 없다”며 “상가의 주체는 상인이며 상인들이 앞장서서 상가 활성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이에 따라 우선 소비자가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상가 환경개선 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간판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상가 내외부의 조명을 환하게 바꾸는 한편 옥상에는 고객휴게시설을 마련해주도록 시설주인 나진산업에 의견을 이미 전달했다.

 “올해는 월드컵 등으로 인해 외국 손님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용산 전자상가에도 외국인들의 방문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상가환경을 쾌적하게 꾸미고 주차여건도 개선되도록 추진하겠습니다.”

 서 회장은 이렇게 쇼핑 여건을 좋게 개선한 뒤에는 ‘상가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그동안 다소 주춤했던 토요벼룩시장을 활성화하고 현재 구청에서 추진중인 용산전자상가발전협의회와 공조해 각종 이벤트도 펼칠 계획이다.

 이와함께 평소 친분이 있던 인사의 도움으로 육군 모사단과 자매결연을 맺을 예정이다. 이로써 서 회장은 이들 부대를 대상으로 알뜰시장을 개설, 군인 및 가족에게 저렴하게 각종 전자제품을 공급하고 나진전자상가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구인구직 창구로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자타운컴퓨터 상우회의 정광만 회장은 “그동안 상우회가 단합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임기동안 전자타운의 모든 상인들이 참여하는 단합된 힘을 갖춘 상우회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전자타운은 선인상가나 나진전자월드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 게다가 민자역사에 신흥 전자상권이 생기면 상가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자타운은 다른 어떤 상가보다도 위기감이 더하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신흥 전자상가가 생긴다 하더라도 상가와 상인들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며 “향후 6개월동안은 지하층에서부터 4층까지 모든 상인들이 상우회에 참여하고 화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다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지금까지 유명무실하게 유지돼온 홈페이지를 새로 개편해 상가를 알리는 홍보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99년부터 2년간 상우회 부회장을 지내면서 많은 경험을 했던 정 회장은 “개인 차원에서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상인들의 협력단결을 호소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