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쿤가전` 시장 열린다

美·日이어 국내서도 테마상품군 부상

 튼튼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나만의 삶을 즐기려는 신세대 코쿤(Cocoon)족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주 타깃으로 한 고급 소형가전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 형성될 전망이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패션냉장고·벽걸이에어컨·삶는세탁기·토스트겸용 전자레인지·모니터겸용 LCD TV 등 작지만 기능성과 디자인을 강조한 공간절약형 고급 소형가전을 속속 상품화, 혼자사는 코쿤족은 물론 세컨드가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기존 백색가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수요 및 부가가치 창출에 한계를 보인 데 반해 경제력을 보유한 코쿤족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코쿤하우스(Cocoon House) 건축 붐과 함께 고급 소형가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에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나만의 공간을 추구하는 코쿤족이 1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을 겨냥한 패키지 가전이 속속 출시돼 큰 인기를 얻는 등 유망 틈새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특히 9·11 테러사태 이후 미국에서도 코쿤족들이 부쩍 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가전제품이 새로운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일본에서 냉장고·전자레인지·세탁기·청소기·TV·VCR 등 6가지 소형가전 제품을 패키지로 묶어 출시한 ‘큐비(CUBEi)’의 경우 4만세트 정도 판매돼 일본법인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LG전자는 올해 지난해보다 100% 증가한 8만세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시장 공략에서 자신감을 얻은 LG전자는 지난해 큐비세트 중 90리터급 패션냉장고를 ‘뉴젠(NEWZEN)’ 브랜드로 국내에 출시해, 지난해 3만대를 판매했으며 올해도 5만대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나만의 독특한 침실분위기 연출을 원하는 신세대 코쿤족을 타깃으로 한 6평형·8평형 초슬림 ‘벽걸이 에어컨(스위트홈·Sweet Home)’을 지난해 출시 이후 3만대를 판매했으며 올해는 전체 에어컨 판매량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코쿤하우스를 겨냥한 6평형 초슬림 벽걸이에어컨을 올해의 주력모델로 출시했으며 코쿤족을 주 타깃으로 한 틈새 전략상품으로 3㎏급 소용량 ‘삶는세탁기(파워드럼 100℃)’를 개발, 시판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코쿤하우스만 집중 공략해도 올해 삶는세탁기 시장규모가 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전 3사는 이외도 패션TV를 비롯해 모니터겸용 LCD TV, 토스트겸용 전자레인지, 화장품냉장고 등 코쿤족을 겨냥한 고급 소형가전 제품 개발 및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색가전 시장의 포화로 올해는 코쿤용 가전과 같은 기능성 제품의 출시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치냉장고에 이어 벽걸이에어컨·삶는세탁기 등이 제2의 신화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용어해설>

 코쿤(Cocoon)이란

 코쿤은 누에 따위의 고치를 말하는 것으로 코쿤족은 든든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누에고치처럼 외부활동을 삼가하고 취미활동이나 업무 등을 대부분 집안에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신세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