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업계 본격적인 시장경쟁 앞두고 전열 정비

 본격적인 시장경쟁을 앞둔 국내외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업체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사업조직을 추스리는가 하면 업체끼리 힘을 합치기도 한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부터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PDP업체들은 누가 대형 고객을 얼마나 빨리 확보해 초기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면서 “초기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한 국내외 업체간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직정비 바쁜 국내 업체들=삼성SDI·LG전자·오리온전기·UPD 등 국내 PDP 4사는 제조·판매부문을 통합하거나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의 사업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사내 역량을 집중해 사업을 조기에 안정화시키고, 일본을 포함한 해외 우량고객을 선점해 일본 업체와 대등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삼성SDI는 연구개발과 생산, 영업 등 나뉘어 있던 PDP사업조직을 최근 PDP본부로 통합했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생산을 조기에 안정화시키고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제조·기술·영업·관리 등의 PDP 관련 팀을 통합한 PDP사업부를 신설해 총력전 채비를 갖췄다. 이 회사는 특히 LG필립스디스플레이 대표였던 구승평 부회장의 복귀를 계기로 체제를 정비, 일본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리온전기는 지난해 제조·판매·기술 등의 조직을 통합 운영중이며, 대우전자 등 시스템업체와의 협력도 한층 강화했다. 올해는 영업인력 확충을 통해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UPD 역시 해외 거래선 확보를 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수출을 중심으로 영업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영업망도 확충, 사업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힘 모으는 일본과 대만 업체=한국 업체들의 이같은 총력전에 대응해 일본과 대만 업체들은 연대를 추진중이다.

 대만의 포모사플라스틱은 AU옵트로닉스, 일본의 FHP와 공동으로 PDP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이 합작사는 대만에 월 1만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2003년까지 신설하고 추후 생산량을 월 6만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세 회사는 각각 핵심기술과 영업력(FHP), 공정기술과 생산(포모사, AU옵트로닉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세계 최대 PDP업체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앞서 마쓰시타는 중국 업체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미쓰비시전기와 기술제휴 관계인 중화영관(CPT)도 최근 월 최대 7000개 규모의 PDP 시생산 생산라인을 준공, 시험운영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올해 말께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프랑스 톰슨과 PDP 합작을 추진해온 NEC는 이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대만 또는 중국 업체와의 협력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내 업체 또는 유럽 업체와 제휴해 기술을 개발해온 일본 업체들이 이처럼 대만과 중국 업체로 손을 뻗치는 것은 인건비가 싼 다른 나라에 생산기지를 둬 원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한국 업체들을 초기부터 견제한다는 의도다.

 대만 업체들도 후발주자로서 뒤떨어지는 기술력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이 앞선 일본업체와의 제휴가 절실한 입장이다.

 이에 따라 PDP 시장경쟁은 자국시장을 발판으로 해외로 진출하려는 한국 업체와 시장과 생산을 상호 주고받으면서 한국 업체를 견제하려는 일본·대만 연합군의 대결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