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세림제지 등 주요 제지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ERP를 운영하는 한국제지를 제외한 모든 상위 제지기업들이 서로 ERP 도입을 둘러싸고 관망만 하는 상태다. 그나마 내부적으로 논의가 구체화되는 곳은 업계 1위 업체인 한솔제지와 신무림제지(업계 2위)의 관계사인 세림제지뿐이다. 결과적으로 양사의 판단에 따라 제지업계의 시스템통합 시기가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오는 2004년 무관세 시대를 대비해 원가절감과 더불어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은 제지기업의 최대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은 자명한 일. ERP 효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한번쯤은 검토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솔제지는 공식적으로 ERP 도입에 대해 ‘아직까지 필요성이 없다’며 부정적이다. 그러나 최근 그룹의 경영진이 바뀌며 ‘가치경영’이 더욱 부각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솔루션 도입이 적극 고려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ERP 도입이 의외로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한솔제지의 시스템운영을 맡은 한솔텔레컴측이 한솔제지에 ERP 도입을 적극 추천하고 있으며, 관계사인 한솔CSN이 ERP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하반기 초에는 공식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업체선정을 마쳤어야 할 세림제지는 3월 말이나 돼야 솔루션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외산과 국산제품의 검증을 거친 결과, 회계 등 기간계 업무 지원을 위해 외산 ERP 패키지를 도입하고 생산관리·인사관리부문 지원을 위해서 별도로 개발하거나 국내 개발업체에 외주를 주기로 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