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카탈로그 표준화 `급물살`

 전자상거래(EC)의 핵심 콘텐츠인 전자카탈로그 표준화 작업이 급류를 타고 있다.

 한국유통정보센터와 한국전자거래협회가 주관하는 전자카탈로그표준화추진단은 지난 7, 8일 양일간 워크숍을 갖고, 분류체계·식별체계·속성코드에 대한 표준 권고안 및 업종간 연계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표준화통합포럼(ECIF)은 이달 중 기술위원회를 개최, 전자카탈로그 표준권고안을 최종확정할 계획이며 이를 토대로 현재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B2B 시범사업 전 업종에 걸쳐 적용키로 했다. 다만 워크숍에 참석한 업종별 전문가들은 국내실정과 업종환경에 맞게 자체적인 규격개발도 병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분류체계=표준화추진단은 지난 1년여간의 연구를 통해 에크마(ECCMA)의 ‘UNSPSC’ 규격을 권고안으로 채택키로 했다. 워크숍에서는 그러나 현행 UNSPSC 규격의 적용범위와 업종간 연계의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다수 제출됐다.

 골판지 업종 B2B 시범사업 관계자는 “현재 UNSPSC 규격의 경우 산업용지 분야에만 제한되고 원단·상자 등 상당수 품목을 커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통산업 전자카탈로그 저장소인 ‘코리안넷’을 개발한 GE정보서비스 최문실 사장도 “전자카탈로그가 주로 해당 업종 내에서 활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모든 업종이 UNSPSC 규격으로 통일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다분히 해당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융통성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표준화를 수행한 한국신용평가정보 김강헌 팀장은 “UNSPSC 규격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품목의 경우 국내에서 개발한 규격을 잠정 표준안으로 상정할 수 있다”면서 “분류코드운영위원회를 통해 공동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김선호 교수도 “국내 산업계의 대응이 비교적 빠른 만큼 UNSPSC 규격도 권고안이자 가이드라인일 뿐”이라며 “해당 업종에서 자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수십만건에 달하는 품목의 분류체계를 정비하기 위해 정부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사업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식별코드=업계 관계자들은 표준화 식별체계로 EAN코드 기반의 ‘GTIN’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다만 상품코드 등록을 위한 가입비·사용료는 국내 식별코드 관리기관인 유통정보센터가 회비인하 등을 통해 적극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용인대 성낙현 교수는 “B2B 시범사업 등에 힘입어 EAN 표준 식별코드가 대폭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통정보센터도 EAN인터내셔널과 협의를 통해 신규가입 회원사에 대한 회비 인하의 혜택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통정보센터 노시종 상무는 “세계적으로 일관된 회비기준이 적용되고 있지만 회비경감의 혜택이 적용된 사례도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속성코드=속성코드는 코리안넷이 채택하고 있는 ‘GDAS’를 일부 수정하는 방향으로 제안됐다. 연구를 수행한 숙명여대 김성혁 교수는 “GDAS를 참조하되 업종별로 고유한 속성정보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업종별 공통속성의 범위를 최대한 축소해 가격정보 등 공개하기 힘든 정보는 업종별로 고유하게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