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연구진이 미래의 전자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탄소나노튜브 속에 탄소원자 60개가 축구공 모양으로 결합돼 있는 플러렌(fullerene)을 넣은 뒤 인위적으로 전기적 성질을 조작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숭실대 물리학과 강세종 교수는 8일 미국 일리노이대 및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과 직경 1.4㎚인 탄소나노튜브 속에 직경 0.9㎚의 플러렌을 넣어 만든 새로운 나노튜브의 전기적 성질을 밝히고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탄소나노튜브 속에 플러렌이 들어있는 새로운 나노튜브의 전기적 성질을 규명하고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데 성공한 것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분자 크기의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획기적 연구로 평가된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지에 표지기사로 소개됐으며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 속에 플러렌이 들어있는 콩깍지 형태의 이 물질을 ‘콩깍지 나노튜브(nanotube peapod)’라고 명명했다.
플러렌은 탄소 원자 60개가 축구공 모양으로 결합돼 있는 분자며 탄소나노튜브는 탄소가 긴 빨대 모양으로 결합돼 있는 물질로서 우수한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어 미래의 전자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진은 자기조립(self-assembly) 기술로 만든 콩깍지 나노튜브를 원자나 분자 크기의 물질을 관찰, 조작할 수 있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으로 분석해 속이 비어있는 일반 나노튜브와 전기적 성질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STM을 이용해 나노튜브 속에 있는 플러렌의 위치를 옮기는 나노조작(nano-manipulation) 기술을 개발, 나노튜브 속에 있는 플러렌의 위치를 옮기면 전기적 성질도 따라 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강 교수는 “콩깍지 나노튜브는 전기적 성질이 탄소나노튜브나 플러렌과는 완전히 다른 제3의 물질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분자크기의 다이오드나 트랜지스터, 메모리소자 등 개발하는 데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