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협상 사실상 타결

가격 40억 달러 안팎, 잠정 합의

2개월여간 끌어온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반도체간 메모리사업부문 매각협상이 40억달러 안팎으로 합의, 사실상 타결됐다.

 박종섭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13일 저녁 인천공항에서 가진 귀국 회견에서 “이사회나 채권단의 추인 절차가 남았으나 가격을 포함한 주요 협의 내용에 대해선 사실상 합의했다”며 “아직 완전한 합의는 아니며 정식 서명도 하지 않았지만 마이크론과의 협상을 거의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메모리사업 매각가격에 대해 박 사장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으나 40억달러 안팎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이번 마이크론의 최종 제안은 채권단이 수용할 만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하이닉스와 협상중인 마이크론과 인피니온 가운데 채권 회수가 확실한 마이크론과의 협상에 무게 중심을 둬 왔으며 이번에 가격이 오르게 되면서 이번 최종안을 수용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양사가 이같이 잠정 합의함에 따라 하이닉스는 일주일 이내로 채권단 회의와 이사회 등의 추인 절차를 밟아 매각을 공식 결의하고 양사의 협상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와 협상을 벌여온 인피니온도 하이닉스와의 협상을 더 이상 진전시킬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인피니온은 하이닉스의 메모리 사업에 대한 인수에 더이상 흥미가 없다’고 보도했다.

 구조특위 고위 관계자는 “인피니온의 1차 제안서가 도착하지 않았지만 인피니온이 파격적인 제안을 해오지 않는다면 구조특위는 마이크론 협상에 무게중심을 둘 수밖에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면서 “이번 마이크론과의 잠정 합의로 인피니온과의 협상은 더이상 의미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론과 하이닉스의 잠정 합의안에는 매각대금 외에도 잔존하는 하이닉스 비메모리반도체의 생존방안과 고용 승계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비메모리반도체에 남게 될 부채 문제의 경우 하이닉스와 채권단이 협의해 탕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됐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