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후 국내증시 전망

 

 ‘설 연휴 후 국내 증시,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연휴 동안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진정됐지만 국내 증시는 당분간 큰 등락이 없이 완만한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 증시는 낙폭이 과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연휴 기간 중 첫 이틀간 반등하며 다우지수 9800선, 나스닥지수 1800선을 회복했다. 연휴 마지막날인 13일(국내시각)에는 노텔네트웍스의 실적악화 전망과 FBI의 테러위협 경고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하며 다우지수 9863, 나스닥지수 1834로 마감됐지만 회계부실 충격에서는 어느정도 벗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변수였던 미 증시가 긍정적으로 나타난 만큼 옵션만기일이자 연휴 후 첫 거래일인 14일에는 상승세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매수차익거래잔고가 4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옵션만기로 인한 충격도 미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연휴 동안 미 증시와 함께 중요한 변수로 지적돼 왔던 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협상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소식은 없었지만 지난주 협상타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에 힘입어 증시가 상승세로 마감된 만큼 기대감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이미 지난해 9·11 테러 이후 거래소 종합주가지수의 경우 300포인트 가량 상승한 상태로 가격 부담을 느끼고 있어 당분간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모멘텀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큰폭의 상승을 이끌어낼 만한 재료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 유입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외국인들은 이미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으며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대감이 현실화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외국인들은 현재 북·미 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매도공세를 취하지는 않고 있지만 여전히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자금 부족으로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필호 신흥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후 첫 장이 시작되는 14일에는 미 증시 안정의 영향으로 상승세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나 추세적으로 상승을 이끌어낼 만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2월 한달 동안은 740선 부근에서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3월까지 주식을 보유하는 전략과 실적호전주에 대한 선취매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문광 현대증권 연구원은 “3월쯤 되면 기업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 기조가 형성될 것”이라며 “올해에는 기업들의 실적이 큰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주가 상승에 대비해 보유 중인 주식을 들고 가거나 중소형 실적호전주와 재료 보유 개별주를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