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 판매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 재정·경제장관들은 12일(현지시각) 브뤼셀에서 회의를 갖고 비 EU 회원국 기업이 인터넷에서 EU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소프트웨어와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EU 의장국인 스페인의 로드리고 라토 경제장관은 “그동안 EU 소비자들은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상품을 사면 부가가치세(VAT)를 내지 않는 등 세금징수 체계에 허점이 있었다”며 “이번에 EU 회원국이 디지털 콘텐츠 판매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세금을 부과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이같은 폐단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EU의 이번 조치는 소프트웨어, 음악 등의 분야에서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으로부터 큰 반발을 살 전망이다. 미국은 EU의 과세가 자칫 EU 역내 기업과 외부 기업을 차별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세계적 합의가 나올 때까지 과세조치를 유보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그동안 EU의 인터넷을 통한 소프트웨어 거래 과세를 반대해왔으며 EU가 실제로 과세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