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대신 IT로 승부를 겨룬다면?’
‘2002 한·일 월드컵’은 둥근 공으로 승부를 겨룬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지만 승부는 진정한 실력으로 판가름난다. 피파(FIFA) 순위 1위인 프랑스가 68위인 세네갈에 질리 만무하다. 피파 순위 42위인 한국, 35위인 일본에게 16강 진출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축구공 대신 ‘IT’로 승부를 겨룬다면 어떨까. 지난해 2월 미 시장조사기관 IDC(http://www.idc.com)가 월드타임스와 공동으로 전세계 5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정보화지수(ISI:Information Society Index)를 바탕으로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국들의 IT 전력을 검토해 보자. 표참조
◇IT 우승 후보국은=바이킹의 후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스칸디나아반도의 정보화강국 스웨덴이 단연 ‘0순위’다. 북유럽 최대의 통신서비스회사인 텔리아(Telia)와 세계 2위의 통신장비회사인 에릭슨을 ‘투 톱’으로 한 전력은 최강이다.
여기에다 남녀노소 편차없는 인터넷 이용률이 저력으로 꼽힌다. 남성 81%, 여성 80%로 남녀 편차는 거의 제로(0)에 가깝고 연령별 이용층은 45세부터 54세까지 전체 이용인구의 22%, 35세에서 44세까지가 24%, 25세에서 34세가 25%를 차지하는 등 폭넓은 기반을 갖고 있다.
스웨덴과 막상막하의 일전을 치를 나라로는 미국·영국(잉글랜드)·덴마크 등이 꼽힌다. 미국은 세계 경제의 선두에 선 저력으로 전세계 IT산업을 이끌고 있는 굵은 힘이 돋보인다. 영국은 이동통신 서비스 부문 세계 1위인 보다폰이 눈에 띈다.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률 조사(2001년 8월말 기준, 넷밸류 조사)에서 13.8%인 스웨덴에 근소하게 뒤진 13.2%을 기록한 덴마크도 IT우승 후보로 손색 없다.
이번 본선 진출국 중 다크호스로 꼽히는 나라는 일본·독일·아일랜드. 독일과 일본은 각각 유럽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통의 경제 대국으로 초고속 인터넷과 통신사업에서 예전만큼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IT대국임에 틀림없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EC보고서를 통해 유럽 최고의 e정부라는 찬사를 받은 아일랜드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16강 가능성은=‘IT승부’라면 한국과 일본, 둘 다 무난하게 16강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우승후보인 미국과 한 조인 한국(ISI랭킹 19위)은 ISI랭킹 25위인 포르투갈, 30위인 폴란드와 엇비슷하거나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일본은 조 추첨 결과 약체로 꼽히는 러시아(ISI랭킹 40위), 튀니지 등과 한 조에 속해 무난하게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16강전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는 4개국과 만나지만 않는다면 8강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표 = FIFA순위와 ISI순위 대조표>
국가 FIFA순위 = ISI순위
프랑스 1위 = 21위
세네갈 68위 = *
우루과이 24위 = *
덴마크 17위 = 5위
스페인 16위 = 24위
슬로베니아 25위 = *
파라과이 13위 = *
남아공 31위 = 38위
터키 23위 = 41위
중국 55위 = 52위
코스타리카 30위 = 36위
폴란드 31위 = 30위
미국 24위 = 4위
포르투갈 4위 = 25위
사우디 31위 = 44위
아일랜드 17위 = 20위
카메룬 37위 = *
나이지리아 39위 = *
잉글랜드 10위 = 6위(영국)
스웨덴 16위 = 1위
에콰도르 38위 = 43위
크로아티아 19위 = *
멕시코 9위 = 42위
벨기에 20위 = 17위
러시아 21위 = 40위
튀니지 28위 = *
<도쿄=성호철 특파원 sunghochul@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