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을 원료로 휴대폰, TV, 청소기 등 소형 가전제품에 자체전원을 공급하는 소용량 연료전지(퓨어셀) 개발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소용량 퓨어셀은 열병합발전소나 전기자동차에 적용되는 중대형 연료전지보다 훨씬 작은 1∼100W급 전력을 생성하며 보통 알콜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위급한 경우 연료전지 뚜껑을 열고 독한 술을 넣어도 작동한다.
오는 2005년부터 세계 2차 전지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용량 퓨어셀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기업과 국책연구기관의 기술개발투자도 올들어 점차 대형화·조직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사업단(단장 박종오)은 신년도 21세기 프런티어 신규사업에 소용량 퓨어셀을 포함시키고 이번주 내에 삼성종기원과 서울대 화학과 김하석교수팀 중에 주관연구기관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소용량 퓨어셀 개발사업은 멤스(MEMS)기술을 이용해 손목시계에도 들어가도록 전지크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빠르면 4∼5년내에 제품 상용화가 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특히 삼성종기원은 21세기 프런티어 사업에 참여키 위해 멤스기반 소용량 퓨어셀 분야에서 전자부품연구원과 KIST, KAIST 등 주요 국책연구기관과 공동보조를 맞추기로 이미 합의를 끝낸 상황이다.
LG화학(대표 노기호)은 가정용 29인치 TV나 PC, 청소기를 구동할 수 있는 100W급 소용량 연료전지(DMFC:Direct Methanol Fuel Cell)를 오는 2004년 6월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매년 10억여원을 소용량 퓨어셀 개발에 투자할 계획인데 옥외서도 사용가능한 신가전기기에 자체 전원을 공급하는 알콜기반 연료전지를 오는 2005년부터 연 10만대씩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각 연구기관 및 업체들이 소용량 연료전지 개발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최근 연료전지용 소재기술이 급격히 발전함에 따라 소용량 퓨어셀시장이 예상보다 일찍 실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노트북PC와 유사한 크기인 100W급 소용량 연료전지는 로봇청소기나 외진 곳에 설치되는 자동판매기 등 비교적 전력소모가 많은 가전기기의 휴대형 전원으로 사용되며 전지의 개당가격을 10만원 이하로 낮추는 데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소용량 퓨어셀기술은 미국·일본과 비교해도 2년여의 기술 격차밖에 없어 전략사업으로 가치가 충분하며 알콜로 움직이는 PDA, 휴대폰용 배터리는 불과 3∼4년 내에 실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