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마이크론간 최종합의 내용에 대한 채권단 동의와 이사회 의결을 앞둔 가운데 하이닉스 박종섭 사장은 14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채권단이 매각대금 모두를 채권회수에만 쓰려 한다면 협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사장과의 일문일답.
―잔존 비메모리 법인의 부채처리 문제가 걸림돌인 것 같은데.
▲마이크론은 양해각서 교환 전에 잔존 법인이 어떤 재무구조를 갖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잔존 회사가 과연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다. 결국 부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가 쟁점이다. 마이크론은 부채를 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상적인 것이고 대략 5억달러 미만의 부채(차입금)를 가지면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이크론도 같은 생각이다.
―마이크론이 당초 알려진대로 잔존 회사의 20∼25%의 지분을 갖기로 했나.
▲마이크론이 메모리 외에도 비메모리 부문에 분명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몇십%에 참여한다는 데는 집착하지 않고 있다. 마이크론측이 제시한 매각대금에는 메모리 부문 외에 비메모리 지분투자분도 포함돼 있다.
―잔존 법인이 자생력을 가지려면 신규자금 투자가 필요하지 않나.
▲현금흐름이나 매출규모를 따져보면, 부채를 적정규모(5억달러)로 털어낸다면 신규자금이 없어도 되는 것으로 계산이 나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는 사업모델을 짜 봐야 안다. 하이닉스는 독특한 전략을 갖고 있다. 감가상각이 된 설비만으로 올해 6억달러 이상의 비메모리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고객도 충분히 확보했다. 수탁생산(파운드리)으로 나가더라도 적은 비용으로 충분히 틈새시장(니치마켓)을 노릴 수 있다.
―현재 부채규모가 6조원이 넘는다. 5억달러 미만으로 줄일 수 있겠는가.
▲채권단 내부적으로 조율이 필요하다. 채권단은 매각대금 외에도 TFT LCD 등 불요불급한 자산매각으로 유입되는 돈을 종합적으로 따져 채무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채권단이 마이크론으로부터 매각대금을 받아 잔존 법인의 부채탕감을 해주고, 나머지 자산매각 등의 자금을 잔존 법인의 가치를 높이는 데 쓴다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각대금이 채권단의 부채상환에만 쓰여질텐데, 일반 소액주주들로서는 반발하지 않겠는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 있는데.
▲채권단만 (매각에 따른)이익을 가져가려 한다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다. 법률상으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채권단이 이익의 전부를 가져간다면 주총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느냐.
―이사회나 채권단이 합의내용을 수락할 것으로 보나.
▲솔직히 말해 50대50이다.
―고용과 관련, 정말 문제가 없는가.
▲마이크론이 먼저 메모리 부문에 종사하는 인력이 모두 남아있다는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최정훈기자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