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100일 앞으로 성큼 다가온 요즘 이연택 월드컵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67)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 행사를 앞둔 월드컵조직위원회의 공동위원장으로 그가 나서야 할 일이 도처에 쌓여 있다. 그동안 각종 행사와 이벤트준비 등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그는 3달여 밖에 남지 않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최근 막바지 해외홍보에 더욱 신경을 모으고 있다.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이 위원장은 월드컵을 앞둔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 누구보다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크기도 하겠지만 월드컵이 단일종목의 스포츠 이벤트로서 개최국에 많은 유형무형의 파급효과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대회준비 및 개최과정에서 국가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납니다. 계량적으로 조사된 효과만 하더라도 17조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성공적인 개최로 국가 및 기업 이미지가 제고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개최 이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국내산업 중 IT분야는 월드컵과 맥을 같이하는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올림픽이 전통문화 중심의 국제경기라면 월드컵은 문화와 첨단 IT기술이 접목된 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월드컵은 전세계 연인원 약 420억명의 TV시청자가 지켜보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전자정보통신분야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절대적입니다.”
그만큼 이번 대회는 모든 운영의 근간을 정보통신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정부와 조직위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지난 88올림픽 때 주력하지 못했던 IT산업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며 이를 위해 개막식에도 반영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경기와 더불어 디지털TV, 3DTV 등을 시연할 수 있는 장도 곳곳에 마련할 계획입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에서는 경기장에서 직접 사진이나 기사 송고가 가능하도록 무선 랜(LAN)과 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한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특히 고화질로 경기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디지털TV분야가 월드컵대회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며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IMT2000과 스포츠대회 운영을 위한 전산프로그램인 스포츠 SI분야도 큰 폭의 발전이 기대됩니다.”
이처럼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 수준인 국내 초고속 통신망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의 브랜드 가치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일본이 지난 64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올림픽을 계기로 국가브랜드를 높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는 국가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개별기업의 브랜드 파워상승으로 이어지며, 수출경쟁력 제고와 외국인 투자촉진으로 이어집니다”
월드컵에 대한 기업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 및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모으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업의 월드컵 참여분위기 조성을 위해 월드컵 유망상품 전시판매장을 설치하고 기업의 월드컵 마케팅 활용방안 설명회도 개최한다.
특히 국내 및 중국, 중남미, 유럽지역 등에 세계 일류 상품 및 밀레니엄 상품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월드컵을 활용한 외국인 투자유치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월드컵 경기를 위한 준비는 거의 끝난 상태로 앞으로 남은 100일 동안 정부는 더욱 차별화된 전략으로 국가 기술과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관건이며 여기에 국민과 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