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들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연휴 기간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의 타결이 임박했다는 대형 호재가 발표됐고 해외 반도체주들의 주가강세, 현물가격의 안정 등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14일 국내 주식시장을 이끈 것은 단연 반도체주. 삼성전자는 3만4000원(10.59%) 오른 35만5000원으로 마감, 52주 신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아남반도체도 440원(5.45%) 상승하며 8520원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하이닉스반도체는 반도체주 급등속에 홀로 소외되며 160원 내린 237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와 재료주들도 일제히 급등하며 반도체주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케이씨텍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5980원까지 올랐고 미래산업과 신성이엔지도 각각 6.03%, 7.71% 오르며 2815원, 5590원으로 장을 마쳤다. 그밖에 테스텍과 아토 등도 5%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이닉스의 매각 타결 임박 소식은 하이닉스의 실질적인 득실 관계를 떠나 반도체주 전반에 대형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제휴는 D램 시장의 주도권이 수요자 중심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넘어올 수 있는 신호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상이다.
협상타결시 최대 수혜주로는 삼성전자가 꼽히고 있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D램가격 강세(담합 가능성 증가)와 주문물량 증가(마이크론과 하이닉스의 일부 고객이 삼성전자로 주문물량 증대 가능성) 등에 대한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며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D램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반도체시장은 전형적으로 공급자 위주의 시장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연휴기간 해외 반도체주들의 상승세도 연휴후 국내 반도체주들의 강세를 이끌었다. 지난 7일 515.92였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3일 569.33으로 마감, 연휴기간에 10.4%나 급등하며 국내 반도체주들의 상승을 유도했다. 지난 7일 북미시장에서 128MD램 기준 3달러78센트였던 D램 현물가격은 13일 3달러93센트까지 오르며 이날 국내 반도체주의 강세를 뒷받침했다.
설 연휴에 발표된 대만 주요 D램업체들의 1월 매출액이 74억9000만달러로 집계돼 지난 12월보다 38.4% 증가했다는 소식도 국내 반도체주들의 투자심리 회복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홍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연휴동안 국내 반도체주에 긍정적인 소식이 많았던 게 이날 삼성전자를 포함한 관련주들의 급등을 이끈 주요 원인”이라며 “하이닉스 자체로는 불확실성이 많지만 나머지 반도체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주가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