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최로 올해 가장 큰 특수를 누릴 분야는 단연 굴뚝없는 산업인 ‘관광산업’이다.
개막식을 비롯해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들이 펼치는 화려는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수십만의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우리 경기장과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해 원활히 즐기지 못한다면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한마디의 공염불로 그칠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벤처군단이 다시 한번 기치를 내걸고 있다. 월드컵 선봉에 나선 곳은 이른바 ‘관광벤처 기업’. 아직까지 ‘관광벤처’라고 하면 다소 생소하지만 지난해 ‘한국방문해’를 거치며 숙박 관련 벤처나 레스토랑, 지도 제작, 관광 컨설팅, 테마파크 개발·기획, 관광상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벤처기업들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속속들이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벤처들의 활약여부는 월드컵 성공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문화관광부에서 지정한 관광벤처는 약 40여개. 불과 1년 사이에 10여개 정도 늘어날 정도로 관광벤처군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대개 여행사나 관광 관련 인터넷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기업군이다.
고급 민박인 ‘펜션’을 전국 체인망으로 촘촘하게 연결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는 렛츠고월드(대표 이학순 http://www.aletsgo.com)는 현재 전국 곳곳에 16개점을 개설하며 외국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민박을 통해 한국 문화 세계화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또 윈정보네트워크(대표 김남규)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숙식과 다양한 문화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홈스테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지난해 이천도자기축제 때는 이천시와 협력해 200여명의 일본, 유럽인을 한국 가정과 연결해주기도 했다.
특히 이와 같은 홈스테이 서비스는 단지 보고 즐기는 여행에서 탈피, 인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해 ‘코리아’라는 이름을 ‘인간미가 넘치는 나라’로 외국인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문화 알리기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지오마케팅(대표 김은영 http://www.beetlemap.com)은 ‘입체 그림지도’라는 아이템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눈을 밝혀주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월드컵 10개 도시의 지도를 입체자료로 만들어 외국인의 관광을 손쉽게 해줄 계획이다. 현재 월간지 형식을 띤 영어·일어판 그림지도를 내고 있으나 조만간 중국어판도 내놓고 일본쪽으로도 직접 진출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동식 숙박시설인 캐러밴을 이용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라르떼(대표 송은선 http://www.larte.co.kr)도 월드컵 개최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1차적으로 1000여개의 캐러밴을 월드컵 개최도시 인근의 캠핑장에 설치, 수용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을 보충해 나갈 예정이다. 이미 인천, 수원, 전주, 서울 등과는 협의가 끝났으며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숙박시설 설치를 추진중이다.
이밖에도 관광벤처기업인 에셈텍(대표 홍성민)은 무선ASP업체인 모비야(대표 변재국)와 공동으로 CDMA 모뎀을 장착한 단말기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관광정보뿐만 아니라 위치정보, 단문통역, 모바일 오피스 기능 등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에틱월드(대표 배현수)는 한국통신과 공동으로 여행 사이트인 ‘코리아인포게이트(http://www.koreainfogate.com)’를 통해 영어, 일어, 중국어로 여행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외국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렛츠고월드의 이학순 사장은 “관광벤처들은 현재 월드컵 관광객들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숙박시설이나 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월드컵 성공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며 “이번 월드컵 개최가 관광벤처들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화 세계화를 위한 최전방 전초기지 다지기에 나선 관광벤처들이 월드컵 성공 개최를 위해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