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입체 화면으로 세계 최고의 축구경기를 전하는 3D TV가 등장하고 선수들의 땀방울을 담은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도 무선 근거리통신망(LAN)을 통해 눈 깜짝할 사이에 전송된다.’ 바로 이번 2002월드컵에 선보일 첨단 제품과 기술의 한 단면이다.
2002월드컵이 사상 최고의 ‘IT 잔치’로 불리는 가운데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건 IT 대결도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이 사상 처음 2개국에서 나뉘어 진행돼 두 나라의 모든 면은 더욱 극명하게 비교될 전망이다.
한국은 전세계에 IT강국의 우수성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입장이며 일본 역시 어려운 경제현안을 IT분야 활성화를 통해 풀어나간다는 전략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두 나라의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지고 있다.
△디지털방송
양국이 모두 디지털TV와 디지털방송이 본궤도에 올라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는 분야다.
삼성전자·LG전자·휴맥스 등 국내 셋톱박스 제조업체들은 월드컵 붐에 대비한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왔으며 지난해 8월부터 지상파 디지털TV 시험방송에 돌입해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일본은 지난해 12월 디지털 위성 본방송에 돌입해 100개 채널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디지털방송은 미국식(ATSC)을 따르고 있지만 일본은 위성을 이용하는 독자적인 규격을 채택하고 있어 기술방식의 비교가 예상된다.
△이동통신
음성통화는 물론 영상전화와 글로벌로밍, 초고속 무선인터넷 등 첨단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한 3세대 휴대통신 IMT2000이 비교될 전망이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한국은 휴대통신 운용능력과CDMA 분야의 기술력이 강점이다. 특히 2세대 사업자들은 cdma2000 1X를 실시하고 있어 월드컵 기간동안 IMT2000 서비스 제공에는 어려움이 없다.
여기에 대응한 일본은 NTT도코모와 제이폰, KDDI 등 3개 사업자가 5월부터 IMT2000 상용서비스를 선보이며 i모드 서비스 등 무선인터넷 콘텐츠 분야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근거리 통신망
국내 후원사인 KT는 각 경기장 등에 무선 LAN을 비롯, 초고속 인터넷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팬들을 위한 디지털 방송·고화질(HD)TV중계, 인터넷 방송도 제공할 예정으로 오는 3월 말까지 모든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를 끝마칠 예정이다.
반면 일본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무선 LAN 서비스를 포기한 상태다. 또 일부 경기장에선 기본적인 통신·전산 시스템용 케이블 설치도 아직 마무리가 덜 돼 이 분야에서는 한국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