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창작 애니메이션 수출문 열린다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의 수출문이 활짝 열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씨네픽스가 순수 창작 3D 애니메이션인 ‘큐빅스’로 미국시장에 첫 진출한 데 이어 최근 에펙스디지탈과 투니파크가 미국 애니메이션 배급사와 잇따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또 KBS미디어는 월드컵을 겨냥해 제작한 축구 소재 애니메이션 ‘우정의 그라운드’를 공동 개최국인 일본 NHK에 수출했으며 빅필름(대표 권재성)은 3D 애니메이션인 ‘엘리시움’을 오는 20일 미국에서 열리는 AMF영화제 출품, 본격적인 수출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고동안 부진했던 창작 애니메이션 수출 계약이 잇따라 체결됨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대접을 받지 못했던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D 애니메이션제작업체인 에펙스디지탈(대표 심혁)은 최근 미국의 시그맥스 엔터테인먼트에 TV시리즈용 3차원 애니메이션 ‘삐까뽀 친구들’과 ‘환상마을 토포토포’를 50만달러에 수출키로 했다.

 또 이 회사는 그동안 독자적으로 추진했던 26부작 TV시리즈 ‘브레멘밴드’의 제작과 관련, 시그맥스와 150달러 규모의 투자협상도 함께 전개하고 있어 향후 상당한 수출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투니파크(대표 임석휴)는 최근 미국 배급사인 포츠라이트 디스트리뷰션(Porchlight Distribution Inc.)과 계약을 맺고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인 ‘더 킹’을 북남미 지역에 수출키로 했다.

 투니파크가 포츠라이트로부터 받는 미니멈 개런티는 400만달러 수준으로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의 몸값을 세계시장에서 한단계 높여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또 필리핀의 H·S사, 싱가포르의 A사와도 수출협상을 벌이는 등 올해 ‘더 킹’의 해외 판권 사업을 통해 600만달러 이상의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또 KBS미디어(대표 이홍주)는 드림키드넷과 손오공이 공동제작한 축구 애니메이션 ‘우정의 그라운드’를 편당 100만엔, 총 2600만엔에 일본 NHK에 수출했다. 이에따라 ‘우정의 그라운드’는 이달 말 KBS 2TV와 NHK에 동시 방영돼 월드컵 붐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수출지역을 유럽 및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빅필름은 지난 4년간 약 6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한 극장용 장편 3D 애니메이션 ‘엘리시움’을 오는 20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샌타모니카에서 개최되는 AFM 영화제에 출품, 본격적인 수출협상을 전개한다.

 빅필름은 이번 영화제에서 지난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캐나다의 넬바나 북미지역 배급권을 놓고 미니멈 개런티 650만달러 선에서 협상을 전개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에대해 빅필름의 권재성 사장은 “국산 애니메이션은 그래픽 제작, 3D 기술 측면에서 해외 선진업체에 뒤지지 않아 기획력만 보충한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월트디즈니, 드림웍스, 일본의 대작 등에 비해 제작 규모가 작고 기획력이 다소 부족한 만큼 세계 메이저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