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시장이 14일 56포인트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 800선에 바짝 다가서자 이번 상승이 본격적인 상승랠리로 이어질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오랫동안 국내 증시의 악재로 작용했던 하이닉스반도체의 악재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황창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760선을 단순에 뚫고 올라선만큼 앞으로 800선 안착을 시도하는 장세를 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간 협상이 완전히 타결되지 않았고 미국 증시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는 등 불확실한 요인들도 적지않다. 또 일본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일본 경제문제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설 연휴를 쉬고 처음 열린 이날 장은 개장전부터 상승장이 예고됐다. 그동안 매각가격차 등으로 시간을 끌어오며 국내 증시의 악재로 작용했던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의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개장전에 증시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연합군이 탄생할 경우 반도체 가격의 상승으로 현재 D램생산 1위업체이자 한국 대표주식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장비 등 관련업체들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대표주식인 반도체업체의 업황이 개선되면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논리가 작용한 셈이다.
국내 증시의 ’바로미터’격인 미국증시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설연휴(11∼13일)동안 364.23포인트(3.7%) 상승하며 9989.67까지 올라 지수 1만선에 다가섰고, 나스닥지수도 77.05포인트(4.3%) 상승한 1859.16까지 올라섰다. 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이 설연휴동안 하락세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였다"며 "미 증시의 상승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수세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751억원, 160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거래소시장의 경우 지난달 25일 3266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종우 연구원은 "이날 외국인의 매수세는 국내 증시의 수급상황을 개선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급등에 대한 우려도 적지않다.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바로보는 이들도 이날 단기급등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장막판 프로그램 매수세로 종합주가지수가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부문은 언제라도 조정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황창중 연구원은 "장막판 옵션만기를 틈타 현물시장으로 이동한 프로그램매수 때문에 올라간 지수가 단기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이 최근 투자등급이 하향조정되는 등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경제 및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증시의 경우도 추가하락은 어느 정도 진정됐지만 아직까지 추가상승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만큼 국내 증시의 추가상승을 예단하기는 이른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창중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앞으로 다우존스지수 1만선 돌파여부 등 미국 증시 회복속도와 일본의 경제여건 개선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