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현우맥플러스 최형기 사장

 “국내에 TV업체는 가전3사밖에 없는 줄 아셨지요. 물론 디지털TV가 급부상하면서 기존 아날로그 업체들 중 많은 수가 도태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우맥플러스는 디지털TV 분야에서도 대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씨네마플러스의 성공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봅니다.”

 창업 10주년을 맞은 영상기기 전문기업 현우맥플러스의 최형기 사장(50)은 감회가 새롭다.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TV 시장에 도전한다는 결심으로 10년전인 92년 1월 5명의 엔지니어가 시작한 사업이 어느 덧 연매출 500억원을 넘는 기업으로 우뚝 성장한 것이다. 더구나 지난해말에는 위성방송수신기로 유명한 벤처기업 프로칩스를 인수하고 국내에서 유일한 LCoS 방식의 대화면 프로젝션 TV를 선보이는 등 중소기업으로서는 어려운 행보를 내딛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영상분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굴지의 전자업체들 모두가 주력하는 분야. 너무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 것은 아닐까.

 “90년대 중반부터 지역적인 특색으로 인해 대부분 꺼려하는 중남미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후 동남아·동유럽·아프리카·중동 등지로 범위를 넓혀왔지요. 지난해에는 안전규격이 엄청나게 까다로워 중소업체들이 엄두를 못내던 유럽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습니다. 현재는 호주에 HD급 디지털방송수신용 셋톱박스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이런 경험들이 자신감을 갖게 한 것이죠.”

 최 사장은 HD급 고화질을 지원하는 대화면 프로젝션TV 시장은 아직 시작단계라고 말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미개척 시장이 많으므로 성장가능성은 충분하는 얘기다. 이번에 개발한 프로젝션 TV와 더불어 DVD플레이어와 복합 리시버 및 다양한 디지털 영상장치를 개발함으로써 제품라인업을 탄탄히 갖춰 경쟁력을 키워나갈 생각이다. 최 사장은 현지 생산업체들의 생산관리까지 해주며 기술적인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에 디지털 시장에서도 공급처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디지털 영상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다 보면 TV에 모든 기술이 집적될 것으로 보고 있다. TV에 관한 핵심기술을 갖고 있지 않으면 향후 디지털 방송 시대에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기업이 주력하는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집념의 일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재 현우맥플러스는 전남 무안과 경북 김천 및 인천에 연산 30만∼50만대 생산규모를 갖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는 연구소가 있다. 벤처기업들 대부분이 생산은 외주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제품은 기술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생산의 노하우도 중요하지요. 디지털시대에도 이것만은 변함없습니다. 장기적인 페이스로 시장을 리드하려는 기업이라면 생산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올해 현우의 매출목표는 1000억원. 하지만 향후 5년 뒤에는 연매출 5000억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할 꿈에 부풀어 있다.

 “올해는 바야흐로 제2창업에 들어간 셈입니다. 프로칩스의 법정관리가 지난 11일로 종결됨에 따라 앞으로 본격적인 기술투자와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기반은 충분히 마련됐다고 봅니다. 이제 양사가 각자의 분야에서 십수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합치면 폭발적인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고객에게는 고품질을, 주주에게는 최대의 이익을 주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