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컴퍼니>아남반도체 `레포츠 마니아들`

 ‘내일을 향해 쏴라.’

 임오년 새해 첫 마음으로 희망의 과녁을 향해 쏜 총알이 최고점에 박힌다. 경기 불황 때문에 겪어야 했던 집단 휴무와 순환 휴직 등 과거의 아픈 기억들은 모두 떨쳐버리고 아남반도체 1000여명 임직원들은 이제 분주히 돌아가는 생산라인을 보며 희망만을 얘기하고 있다.

 아남반도체는 임직원간 결속력 강화와 심신 단련을 위해 사내 레포츠 동호회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위기를 겪으면서 흐트러지기 쉬운 소속감과 개인들이 느낄 불안감을 최소화하고 24시간 교대 업무로 지친 체력을 보강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

 봄·가을 두번의 정기 야유회는 물론, 산악 행군·바다 낚시·서바이블 게임·래프팅 등 각종 레포츠 지원으로 아남반도체에는 ‘별난 스포츠’ 실력으로 무장한 명물 직원들이 눈에 띈다.

 정보통신(ICS)팀 김선화씨(20)는 지난달 회사가 사기진작 차원에서 개최한 사격대회에서 100점 만점에 99점을 얻어 우승을 차지했다.

 “사격을 처음 해봤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며 수줍어하는 앳된 모습이지만 김씨는 ICS팀원 35명의 업무를 보조하는 살림꾼.

 여타 조직이라면 사무 보조라 치부하며 소속감 없이 지낼 수도 있지만 ICS팀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반도체 생산라인 자동화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대기해야하는 ICS팀의 특성상 팀원들의 일과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이 때문에 신경써야 할 것과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팀원간 레포츠 활동은 이같은 부담을 확 날려버리고 업무의 충실도를 높이는 데 확실한 기회가 된다.

 ICS팀을 이끌고 있는 조희철 상무(49)는 “개별화되기 쉬운 전산업무의 특성상 소속감과 팀워크를 높일 수 있는 레포츠 활동을 주로 단합대회로 활용한다”며 “레포츠 동호활동 이후 애사심도 커졌고 업무 분위기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한다.

 조 상무 역시 헬스·수영·마라톤 등 기본 체력단련 스포츠는 물론, 롤러블레이드·사격·서바이블게임 등도 팀원들과 함께 해봤다. 또 팀내에 수요일 저녁 일과후 달리기를 하는 ‘수달회’와 토요일 오후 달리기를 ‘토달회’도 만들었다.

 아남반도체 홈페이지(http://www.aaww.com)를 관리하고 있는 웹마스터 곽동일씨(29)도 팀내 레포츠 활동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지난 97년 10월 입사 이후 줄곧 전산업무만 담당해온 그로서는 업무가 지겹기도 하고 지치기도 할테지만 팀원과의 레포츠 활동 이후로는 인간적 관계도 좋아졌고 애사심도 훨씬 높아졌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팀원들과 함께 한 동강 래프팅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는 곽씨는 일에서도 최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아남반도체를 세계 최강의 파운드리 전문업체로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