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데스크톱 `불티`

 디자인적인 측면과 복합기능을 접목한 프리미엄 데스크톱PC가 예상외로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미 조립제품화되다시피 한 데스크톱PC 제품에서 프리미엄화 전략은 예전에도 시도된 바 있었지만 높은 가격, 낮은 확장성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낮아 제품 판매 측면에서는 대부분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제품의 경우 자신만의 차별화, 디자인을 중시하는 새로운 구매패턴과 맞물려 동급 제품에 비해 20만∼30만원 가량 고가임에도 불구,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출시한 오디오PC인 ‘매직스테이션Q’의 경우 월 판매량이 500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직스테이션Q는 세련된 외양과 PC 전원을 끄고도 오디오를 들을 수 있는 등 가전기능을 접목한 퓨전PC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주로 자신만의 독특한 공간을 연출하려는 신세대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며 “당초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효과 제품으로 판단했지만 예상외로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밝혔다.

 삼보컴퓨터가 올해 초 내놓은 슬림PC도 전체 데스크톱PC 월 판매량의 10%에 해당하는 4000대 정도가 판매됐다. 슬림PC는 두께가 10㎝ 정도로 국내 데스크톱PC 중에서는 가장 얇으며 슬라이딩 도어 등 신개념의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이다.

 삼보컴퓨터 신필호 국내 마케팅팀장은 “예전에는 PC 선택기준 중 하나가 확장성이었으나 이제는 대부분의 PC구매자가 업그레이드보다는 구매당시의 제품가치를 더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다”며 “물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지만 가격보다는 차별화를 중시하는 소비자층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는 예”라고 설명했다.

 한국HP는 기존 데스크톱PC 부피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인 e-PC를 지난해 말 롯데그룹에 2000대 공급하는 등 e-PC 공급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처럼 프리미엄 데스크톱PC가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업체 브랜드를 높이는 데 기여하자 후발 PC업체들도 프리미엄 데스크톱PC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주연테크컴퓨터는 올해 상반기에 10, 20대 네티즌을 타깃으로 한 컨셉트용 멀티미디어PC, 공간절약형 슬림 전자파 차단 PC를 개발, 브랜드 제고 및 실제 PC매출 확대를 이끌어낼 방침이며 지난해 멀티미디어 편집 전용 PC를 출시한 세이퍼컴퓨터는 올해 디자인을 특화한 멀티미디어 편집 전용 PC를 선보일 계획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