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장선 ‘나스닥IT인큐베이팅펀드(나스닥IT펀드)’가 국내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산은캐피탈·스틱IT벤처투자 컨소시엄을 선정, 이제 해외쪽 업무집행조합원만 결정되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게 됐다. 나스닥IT펀드는 국내 IT벤처기업의 나스닥상장이 핵심목표. 따라서 초기 벤처기업보다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탄탄한 기업과 미국내 한국계 IT벤처기업에 대한 출자지원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또 침체에 빠진 국내 벤처업계의 해외진출 활성화는 물론 벤처캐피털업계의 선진 투자기법 도입 및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진일정 및 현황=나스닥IT펀드는 정부와 국내외 민간자본이 3년간 공동출자해 모두 5000만달러 이상 규모로 조성, 국내 벤처캐피털과 미국 현지 벤처캐피털이 공동 운영하게 된다. 정통부와 업무집행조합원사는 오는 5월까지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고 상반기내에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선정된 산은캐피탈·스틱IT벤처투자가 정통부에 1억달러 규모로 펀드결성 제안서를 제출한 만큼 이 펀드의 규모가 최대 1억달러 이상에 달할 수도 있다. 처음부터 해외의 대형 펀드와의 경쟁을 강조했던 만큼 국내에서 결성된 펀드 중 최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펀드 결성은 정통부가 매년 1000만달러씩 3년간 3000만달러를 투자하며 나머지 2000만달러 이상은 업무집행조합원이 민간쪽에서 조달해야 한다. 현재 산은캐피탈·스틱IT벤처투자가 20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며 다음주부터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추가 출자금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또 해외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참여하게 되는 벤처캐피털이 최소 1000만달러 이상을 출자토록 할 방침이다.
투자대상은 무선인터넷, 광통신, 네트워크장비와 솔루션 분야의 국제 경쟁력을 지닌 국내 유망 IT기업과 미국내 한국계 IT벤처기업이다. 투자대상도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등록돼 있는 기업들까지 구분하지 않고 대규모 출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운영=기본적으로 투자대상 기업선정은 국내 업무집행조합원이 담당하게 되며 미국 벤처캐피털은 현지에서의 성공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두번의 심사를 통과한 벤처기업은 업무집행조합원 모두가 참여한 가운데 총괄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지원받은 기업은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 현지화 작업에 들어가게 되며 일정 궤도에 올라서면 미국 벤처캐피털이 현지 벤처캐피털들을 상대로 2차 펀딩을 실시, 나스닥 진출을 위한 규모를 갖추도록 한다. 기본적으로 지원받은 기업에 대해선 미국에 본사를 두고 한국에는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는 회사로 변모시킬 방침이다.
◇의미=이번 펀드를 통해 지원받는 벤처기업은 더이상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주무대를 해외(미국)로 옮기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미국 유력 벤처캐피털이 펀드운용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마케팅, 경영, 법률컨설팅 등에서 현지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IT벤처기업의 현지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나스닥 펀드를 운용하는 국내 벤처캐피털은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캐피털로 국제무대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펀드는 특히 국내 벤처기업들의 국제자본시장 진출을 정부가 적극 지원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더해주고 있다. 즉 정부가 세계적인 스타벤처를 만드는 데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정부 당국과 펀드 운용사들은 글로벌 경영을 통해 벤처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국내 벤처캐피털이 선진 투자기법과 경험을 습득해 국제화·선진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