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구축비용은 받지 않습니다. 대신 시스템 도입 이후 수익이 발생하면, 그 때 수익의 일정 부분을 공유하겠습니다.’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도입에 따른 투자대비효과(ROI:Return On Investment)가 보장되는가’가 관련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가운데, CRM 전문회사인 SAS코리아(대표 안무경)가 시스템을 도입한 회사와 수익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Profit Sharing)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SAS코리아가 계획중인 비즈니스 모델은 일명 ‘밸류 프라이싱(Value Pricing)’ 정책. 말 그대로 수익금을 공유하는 것으로 CRM 도입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가 발생할 경우 매년 수익금의 얼마를 받는 방식이다. 대신 초기 시스템 구축비는 받지 않는다.
시스템을 구축할 때 비용 전액을 지불하고, 매년 유지보수 비용으로 구축비의 13∼18% 가량을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보기술(IT) 시스템 도입방법임을 감안하면, 밸류 프라이싱 정책은 매우 이색적이다.
이 밸류 프라이싱 정책에 따르면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기업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다. 시스템 구축에 투입한 시간이나 인력이 아깝기는 하지만, 솔루션 구입비를 비롯한 전체 도입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벤더 입장에서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프로젝트 성공률이 높아지는 데다, 매년 고정수입이 들어오는 만큼 어느모로 보나 이득이다. 카드사의 경우 사기적발시스템 도입으로 매년 수 백억원씩 수익이 나온다는 점에서 벤더로서도 5∼10배 가량 고정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결론이다.
SAS코리아 안무경 사장은 “시스템 공급업체와 도입하는 회사간 수익을 공유함으로써 프로젝트 실패를 최소화하고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유럽에서는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안 사장은 국내에서도 3∼4개사에 제안,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연내 1∼2개 기업이 이 모델을 채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