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마이크로, 리눅스 진영에 본격 가담하나.”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리눅스 관련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최근 잇달아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외롭게 유닉스 진영을 대변해온 선이 결국 운용체계(OS) 전략을 수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선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에드잰더(Ed Zander)가 범용 서버인 코발트 서버 판매에 이어 리눅스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커뮤니티 활동지원 등 각종 리눅스 관련사업을 적극 펼치겠다고 공언한데서 비롯됐다.
선은 지난 2000년 말 어플라이언스 서버 전문업체인 코발트 네트워크를 인수한 이후 지난해 2월 처음으로 리눅스 기반의 코발트서버를 내놓고 이 분야의 신규 비즈니스를 추진해왔다. 이 회사는 특히 코발트 서버가 가전제품 처럼 별도의 조작없이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일체형 서버라는 점을 내세워 범용시장을 공략해왔다.
그러나 최근 선이 공개적으로 리눅스 서버인 코발트 서버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공언하자 국내 고객들도 선의 OS전략이 변화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던게 사실이다.
한국썬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이 어플라이언스 서버업체인 코발트 네트워크를 인수한 후 지난 2월 처음으로 썬의 이름으로 된 리눅스 기반의 코발트서버를 내놓았다”며 “그러나 코발트 서버는 가전제품 처럼 고객이 아무런 조작없이 바로 업무에 도입할 수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일체형 서버로 로엔드서버인 PC서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최하위 서버인 PC서버와 고성능PC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엔터프라이즈 시장용이 아닌 범용시장용 전략의 일환으로 내놓은 고육책이라는 설명이다. 즉, 현재의 솔라리스 OS와 스파크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는 유닉스서버 전략의 변화가 아니라 자바 전략의 일환으로 리눅스를 지원하는 소극적인 형태의 리눅스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리눅스 업체들은 리눅스에 대한 선의 언급이 OS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 크게 고무돼 있다.
국내 리눅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이 범용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리눅스 진영과의 협조가 불가피하다”며 “선 고위 관계자들의 일련의 언급은 앞으로의 선의 전략과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일단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선의 전략에 큰 변화가 있는지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하고 있다. 선이 지금까지 유닉스를 주축으로 하는 엔터프라이즈 전략을 펼친 만큼 아직은 리눅스 애플리케이션도 많지 않고 기간 업무용으로의 검증 과정도 남아있는 만큼 리눅스에 대한 언급 자체를 엔터프라이즈 전략으로 확대·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