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더 뉴스>한국정보처리전문가협회 이의일 회장

 한국정보처리전문가협회(IPAK)는 최근 정기총회를 열고 여인갑 회장의 후임으로 세중정보기술의 이의일 사장을 새로 선임했다.

 이의일 신임 회장은 앞으로 2년 동안 국내 최대의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 집단인 협회를 이끌면서 △IT전문가들간 인적교류의 활성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SW개발 의욕 고취 △건전한 정보통신윤리의 확산 등을 통해 바람직한 IT문화와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익히 알다시피 한국정보처리전문가협회는 지난 84년 창립한 이래 ’정보의 날’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공모대전’ 등 굵직굵직한 행사를 주관하고 전산관리자 세미나·정보처리 기술세미나등 행사를 통해 IT분야의 새로운 기술 조류를 업계에 소개함으로써 IT분야 전문가 집단이라는 협회 위상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현재 협회에는 경상현·오명 전 정통부장관, 남궁석·이상희 의원,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서정욱 전 과기부장관 등 인사들이 명예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360여명에 달하는 IT업계 임직원들이 일반회원으로 참여, IT업계의 여론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근 20년 가까이 IT업계에서 뿌리를 내려온 협회의 간단치 않은 역사 때문에 이번에 새로 선임된 이의일 신임 회장에 거는 협회 안팎의 기대는 매우 크다.

 이 회장은 신임 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협회를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하는데 특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지난 84년 설립된 IPAK는 그동안 IT분야에 15년 이상 종사한 전문가들을 주로 회원으로 유치하는 바람에 새롭게 부상되고 있는 IT분야에 정통한 젊은 IT인들을 끌어들이는데 소홀했던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협회 일각에선 협회가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많았습니다.”

 이 같은 업계의 비판적인 시각과 회원들의 불만을 수렴, IT업계에 10년 이상 종사한 젊은 회원들을 가급적 많이 영입해 협회가 진정한 의미의 전문가 집단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게 이 회장의 포부다.

 사실 이의일 신임 회장은 협회의 두가지 목표인 ‘사회에 봉사하는 전문가 집단’ ‘젊은 사고와 아이디어를 가진 조직으로의 전환’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최적격자로 꼽히고 있다.

 우선 이 신임회장의 IT분야 이력이 예사롭지 않다. 그의 간단치 않은 이력을 쫒아가 보자. 이회장은 지난 68년부터 74년까지 대한석탄공사·대한조선공사(현재의 대우중공업) 등에 근무하면서 컴퓨터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상당수 기업들이 처음으로 대형 컴퓨터를 도입하던 때였는데, 이 회장은 전산업무를 담당하면서 IBM의 시스템360 등 대형컴퓨터를 접하고 어셈블리로 프로그램을 짜기도 했다. 시스템엔지니어로서의 길을 걸은 것이다.

 근 20년 가까이 근무했던 한국후지쯔와의 인연은 74년에 처음 시작됐다. 당시 일본 후지쯔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 한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는데 이 회장은 한국후지쯔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전산시스템 도입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포항제철·한전·삼미특수강·국제상사 등 후지쯔의 주요 사이트가 그의 손을 거쳐 대표적인 레퍼런스 사이트로 인정받았다.

 지난 93년부터는 세중여행사의 계열사인 세중정보기술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세중여행사는 여행사로는 드물게 IT업종에 진출한 업체인데, 이 회장의 다방면의 노력으로 이제는 IT분야에서 확실하게 둥지를 틀었다. 현재 MS의 대형고객영업협력업체(LAR)사업, IT컨설팅, 3차원 시뮬레이션 사업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 회장의 이같은 IT분야 경험은 협회가 보다 전문적인 잡단으로 변화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주변에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협회가 이제는 회원들간 친목활동에서 벗어나 사회에 봉사하는 조직으로 변신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회원들이 갖고 있는 IT 전문지식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전산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정보화에 소외된 계층이 보다 쉽게 정보화 마인드를 갖는데 협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협회 사무국내에 전문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정보화가 필요한 중소기업이나 교육기관들을 대상으로 관련분야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협회 차원에서 해외봉사활동도 한번 해볼 요량을 갖고 있다. 작년 남서울대학이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연변의 기술학교 등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PC교육 등 IT분야 봉사활동을 펼쳤는데, 올해 중에 협회와 교육기관들이 협력해 연변지역 학교 및 교육기관에 중고 PC를 기증하거나 PC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보화에 소외된 해외교포들의 정보화 마인드를 제고하고 PC교육환경 개선에 앞장 서겠다는 게 이 회장이 갖고 있는 복안이다.

 이 회장은 우선 당장은 아니지만 협회가 수익사업을 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그동안 협회가 수익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회원들이 몸담고 있는 IT기업과 이해가 상충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수익사업을 벌인다면 협회 재정에도 도움이 되고 회원들의 전문지식 활용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협회 회원들을 위한 지역모임이나 산업별 모임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등산·골프·바둑 등 취미활동을 중심으로 모임이 비교적 활발했는데 앞으로는 유통·금융 등 산업별로 회원들을 묶어내는 작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협회가 진정한 IT분야 기술교류의 장으로서 손색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회장의 이같은 복안들은 모두 협회를 보다 젊은 조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주변에선 그가 협회를 보다 젊은 조직으로 이끌어가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본다. 왜냐햐면 그의 젊은 사고와 아이디어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42년생이니까 올해로 만 60세, 인생의 관록이 켜켜이 쌓여 있는 나이다. 하지만 그에게선 인생의 관록 못지않게 젊음이 묻어 나온다. IT업계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항상 연구하고 새로운 사업분야를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한마디 더 보태자면 이 회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오죽했으면 대학 다닐 때 공대 체육학과 학생이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그를 찾으려면 교실보다는 운동장에 가보라는 얘기가 전설처럼 인구에 회자됐다. 중학교 때 기계체조로 운동에 입문했고 고등학교에서는 정구를 시작했다. 정구 실력은 전국체전에서 준우승까지 했을 정도다.

 서울대 재학 당시에는 야구부와 축구부에서 활약했다. 테니스도 수준급이며 골프도 싱글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해온 테니스는 전가족이 함께 즐겨 모잡지에 소개되기도 했는데 요즘은 골프 때문에 테니스할 시간이 없는 게 조금은 안타깝다.

  

 

 △61년 경남고 졸업 △65년 서울대 자원공학과 졸업 △88년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졸업  

 △68∼69년 대한석탄공사 근무 △69∼74년 대한조선공사 근무 △74∼92년 한국후지쯔 상무이사 △93년∼현재 세중정보기술(구 세중컴퓨터시스템즈) 대표이사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