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닷컴> 스카이 데이톤 어스링크 회장

 지난 94년 설립된 인터넷 서비스 회사(ISP)인 어스링크(http://www.earthlink.net)가 확보하고 있는 가입자수는 약 500만명. AOL에 이어 미국 2위의 ISP로 한 해 매출액만도 12억 달러에 달한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스카이 데이턴 회장의 나이가 30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리 상식으로는 믿기 어렵다. 그의 인생역정을 들어보면 더욱 흥미롭다.

 데이턴 회장은 9살 때 IBM 펠로(종신 연구원)였던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컴퓨터를 배우자마자 학교 수업보다 컴퓨터에 흠뻑 빠져들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련 없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창업을 택한 것에서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 있는 미국 정보기술(IT)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다.

 그는 또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투자 열기가 한창 치솟던 지난 2000년 인터넷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지주회사 ‘e컴퍼니스’를 설립한 후 지난 2년여 동안 10여개 닷컴 기업에 뭉칫돈을 쏟아 붓기도 한 전형적인 투기꾼의 모습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더욱 극적인 반전은 그 후 인터넷 거품이 제거되면서 이들 회사가 대부분 실패로 막을 내렸다는 점이다. 특히 데이턴 회장이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 투기바람이 불면서 도메인 사재기가 한창일 때 800만 달러(약 100억원)라는 거금을 주고 매입했던 도메인 비즈니스닷컴(http://www.business.com)은 당초 목표로 했던 비즈니스 포털 사이트는 고사하고 아직까지 단순히 회사이름을 검색하는 디렉터리 사이트에 그치고 있다.

 미국 IT역사에 가장 화려한 성공스토리를 이어가던 데이턴 회장은 이처럼 최근 2년 동안 인터넷 투자라는 외도에서 잇따라 큰 실패를 맛보았지만 벌써 이러한 시련도 훌륭하게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 데이턴 회장이 최근 차세대 무선 인터넷 서비스 회사 보잉고와이어리스(http://www.boingo.com)를 설립해 만루 역전 홈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http://www.sfgate.com/chronicle)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앞으로 최첨단 ‘Wi-Fi’ 기술을 활용해 노트북 컴퓨터로 공항과 호텔, 커피숍 등 주요 공공장소에서 초고속 무선 데이터 통신을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인데 최근 출범하자마자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트 등 유명 벤처 캐피털들로부터 1500만 달러(약 200억원)의 투자자금을 끌어 모았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