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기점으로 급격한 성장궤도를 그리고 있는 북미 디지털TV 시장을 선점키 위한 국내 가전업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는 세계 최대 디지털TV 수요처인 북미 시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판매대수 기준으로 14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최소 50% 이상 성장한 220만대 규모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PDP TV·프로젝션TV·LCD TV 등 디지털TV 전 제품을 투입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양사는 특히 1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북미 최대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TV와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가정 내에서 양방향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와 고선명(HD)급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디지털 셋톱박스를 속속 출시하면서 셋톱박스를 내장하지 않은 분리형 디지털TV를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미국 소비자들을 직접 공략하기 시작했다.
양사는 이 같은 공격적인 사업전개를 통해 현재 10%를 밑돌고 있는 북미 디지털TV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각각 연내 10∼15%로 끌어올려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으로 오는 2005년까지 세계 톱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와 미국내 자회사인 제니스(대표 이덕주)는 북미 디지털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무이자 할부금융과 소비자 리베이트 등 파격적인 판매장려정책을 오는 28일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또한 40∼60인치 PDP TV와 15∼30인치 LCD TV, 56∼65인치 프로젝션TV 등으로 북미 시장에 출시하는 디지털TV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내년까지 마케팅비용으로 1억3000만달러를 투입, 북미 디지털TV 시장점유율 15%를 차지해 이 분야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최근 디렉TV와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HD급 지상파 및 위성방송 겸용 복합 셋톱박스를 개발, 북미 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연내 차세대 HD급 셋톱박스를 추가해 마케팅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디지털TV를 전략 제품으로 내세워 북미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전략아래 프로젝션TV에 이어 올해부터 42∼63인치 PDP TV와 17∼24인치 LCD TV를 전격 투입하고 베스트바이·콤프USA 등 미국내 고급 전문 유통점과 손잡고 별도의 디지털 제품 코너를 운영키로 했다.
또한 최근 디렉TV와 가정용 양방향 디지털TV 솔루션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펼치는 것을 골자로 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첫번째 상품으로 콤팩트한 디자인의 양방향 디지털 위성방송 셋톱박스(모델명 SIR-S60)를 북미 시장에 출시,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지난해 8% 수준인 북미 디지털TV 시장점유율을 연내 1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는 42∼50인치 PDP TV와 함께 세계 처음으로 상품화에 성공한 CRT타입의 32∼36인치 완전평면 HDTV, 55∼60인치 프로젝션TV 등 고부가 디지털TV를 북미 시장에 대거 출시, 지난해보다 5배 이상 증가한 3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