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코스 `SKT품`에 안기나

 

 야후코리아가 SK텔레콤과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포털업계 라이벌 라이코스코리아가 SK텔레콤의 기업인수 물망에 올랐다. 이에 따라 가시권에 들어온 KT-다음커뮤니케이션 연합체 등장에 맞설 SK텔레콤의 파트너가 어느 포털이 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과의 협상에서 보다 적극적인 곳은 단연 라이코스코리아측이다. 야후코리아의 협상 목적은 사업영역 확대 차원이지만 라이코스코리아의 경우는 한걸음 나아가 통신사업자와의 결합 자체에 기업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야후코리아는 이번 협상을 파트너로서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자는 것일뿐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 본사가 건재한데다 여유자금도 풍족한 상황에서 궂이 지분을 매각하거나 경영권에 변화가 생기는 차원의 통합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최근 대주주들간의 지분매각이 추진되고 있고 후발 핸디캡까지 극복해야 하는 라이코스코리아의 경우 이번에 포털과 통신사업자와의 결합 추세에 대응하지 못하면 선두그룹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종현 라이코스코리아 사장도 최근 “KT-다음, SK텔레콤-야후코리아 구도가 굳어지면 라이코스코리아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통신사업자와의 결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라이코스코리아와 SK텔레콤측은 모두 “협상중이지만 결정된 사항은 아직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SK텔레콤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라이코스코리아 인수가 거의 확정적”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결국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SK텔레콤의 입장에서는 상호 주고 받을 부분에 대해 팽팽한 협상을 벌여야 하는 야후코리아보다는 인수가격만 맞으면 되는 라이코스코리아와의 협상이 보다 용이하다는 판단이 섰음직하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나 규모 및 수익모델 등 효과적인 면을 고려하면 라이코스코리아보다는 야후코리아가 단연 앞서고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SK텔레콤이 과연 누구를 최종 파트너로 선택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 및 NHN과도 심도있는 접촉을 벌이는 등 이른바 4대 포털사업자를 모두 협상테이블에 끌어들임으로써 포털사업자와의 제휴에 강한 집착을 보여 관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KT-다음커뮤니케이션 협상으로 불붙은 포털업계의 재편 움직임이 궁극적으로는 SK텔레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닥을 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