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피매니아 운영자 이성윤씨

 “항상 외국제품과 비교하며 이게 나쁘다, 저게 안좋다 불평만 하기보다는 국내 업체들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종주국 자리를 지키려면 우리라도 나서서 채찍질해야 되지 않겠어요? 엠피매니아는 국내 MP3플레이어 산업의 체질을 강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MP3플레이어 사용자 모임인 엠피매니아(http://www.mpmania.org)가 지난 1월 18일로 오픈 1주년을 맞았다. 이 모임을 처음 결성했을 뿐 아니라 초대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윤씨(27)는 “엠피매니아가 단순한 사용자 모임으로 폄하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엠피매니아는 회원수 7000여명, 하루 접속자수 35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MP3플레이어 사용자 모임이라는 것 외에도 국내에서 생산된 MP3플레이어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새로 출시됐거나 출시될 국내 업체들의 MP3플레이어에 대해 제품의 장단점을 조목조목 분석한 사용기를 빠짐없이 게시판에 올려 업체들에 훌륭한 피드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업체별로 리뷰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 전문업체들의 기술적인 성숙도를 시간대별로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회원들은 10대에서 30대까지 다양하다.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에 목매는 10대 마니아들만 득실득실한, 그래서 어쩌다 다른 제품 칭찬이 올라오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게시판을 욕설로 도배하는 추한 네티즌이 별로 없다는 점도 자랑거리.

 “동호회 규모가 커지니까 회원들을 대상으로 쇼핑몰 사업을 하는 건 어떠냐는 제의도 들어오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공동구매도 한달에 한번 정도로 국한하고 있습니다. MP3플레이어 사용자와 개발업체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지요. 앞으로 사이트를 정보검색이 편하도록 개편하고 전문 리뷰어를 열심히 발굴해 기술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사이트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씨는 이달 말로 한림대 의대를 졸업하고 앞으로 모 시중병원에서 인턴으로 뛰게 된다. 의사고시 준비하며 엠피매니아를 운영하느라 밤잠을 설친 게 하루이틀이 아닌데 이제는 더 바쁜 인턴 생활을 하며 동호회 운영을 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하다고 은근슬쩍 하소연한다. 하지만 이미 엠피매니아에는 이성윤씨를 도와줄 든든한 부운영자들이 버티고 있다. 한국의 MP3플레이어 산업에 애정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 엠피매니아에는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