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민간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가 중소·벤처기업 위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강신호)는 민간기업 1000개를 대상으로 2002년도 연구개발투자 및 인력동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들이 올해 연구개발비를 지난해보다 6.2% 증가한 총 8조7098억원 정도 투입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 같은 올해 연구개발 투자증가율은 지난 2000년 대비 13.1% 증가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이는 전체 투자 규모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이 3.3% 증가에 그친 때문이다. 특히 일부 대기업이 구조조정의 여파로 연구개발 투자 감소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이미 연구설비의 대단위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각각 31.4%, 50.9% 증가한 3477억원과 5289억원을 계획하고 있어 대기업과 대조를 이뤘다.
업종별 연구개발 투자증가율을 보면 SW 및 컴퓨터 운용서비스 분야가 57.9%로 가장 높고 의료·정밀·광학기기 분야(24.5% 증가), 의약품(24.1%), 가전·컴퓨터·통신기기(15.2%)가 그 뒤를 이어 정보기술(IT) 분야와 생명기술(BT) 분야가 증가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기업들은 지난해 대비 10.0% 늘어난 5만7413명의 연구원을 확보할 예정이며, 대기업(7.0%증가)에 비해 중소기업(14.6%)과 벤처기업(29.6%)이 더 많은 인원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SW·컴퓨터 운용서비스 분야가 30.0% 증가한 2451명으로 가장 증가율이 높고 정밀기기(20.1% 증가), 가전·컴퓨터·정보통신 기기(12.2% 증가), 의약품(12.3% 증가) 분야가 뒤를 이었다.
특히 조사대상기업은 종업원 증가율을 지난해 수준인 1.7% 정도로 유지하지만 연구개발인력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연구인력 확보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처럼 종업원에 비해 연구원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전체 종업원에서 연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9.8%에서 2001년 10.4%, 2002년 11.3%로 꾸준히 높아질 전망이다.
기술개발력을 기업의 최우선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벤처기업의 경우 2000년 22.5%에서 2001년 25.1%를 거쳐 2002년에는 27.6%에 이르러 종업원 4명 중 1명 이상이 연구원인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고 산기협은 밝혔다.
산기협의 이동주 조사연구팀장은 “조사 결과 IT업종과 BT 분야에서 역시 연구개발 투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기업이 미래성장산업 육성을 위해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