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유지보수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은 대개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주고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강화하거나 운영상의 문제발생에 대해서는 무료나 소액의 출장비를 받고 SW를 유지보수해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핸디소프트, 한국정보공학, 소프트파워, 버추얼텍, 나눔기술 등 국내 내로라하는 SW업체들은 사용자로부터 정당한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비를 받지 않고선 안정적인 수입은 물론 고품질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유지보수 서비스의 ‘제값받기’에 적극 나섰다. 실제로 외국계 SW업체들은 SW구축비의 14∼20%에 해당하는 비용을 유지보수 비용으로 받아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동안 무상 개념으로 SW의 유지보수를 해오던 우리나라 SW업체들로선 소비자의 반발 등으로 이를 적용하는 데 적지 않은 문제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물론 정부 공공기관에서조차 유료화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하지만 최근들어 고객수가 많아지면서 지원인력에 한계가 있는 데다 수익확보 차원에서도 유지보수에 대한 유료화 정책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고객불만을 최소화하면서 유료로 유인하는 설득작업에 나서는가 하면 고객지원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움직임이다.
핸디소프트(대표 안영경)는 올해 전체 매출액의 20%를 유지보수 서비스로 올리기로 하고 서비스를 차별화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클라이언트서버에서 웹환경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고객에 대해 유료로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소프트파워(대표 김길웅·황규선)도 올 매출목표인 320억원 가운데 40억원을 유지보수 서비스로 벌어들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객만족도를 최우선과제로 선정하고 서비스사업본부 인원을 대거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이 회사의 황규선 사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유지보수 서비스 사업을 하나의 비즈니스 영역으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며 “고객지원 강화에 따른 후속사업도 다양하게 파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추얼텍(대표 서지현)도 올 하반기부터 SW유지보수를 유료화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영세한 고객사가 많아 무상으로 지원해 왔으나 하반기부터는 미국 버추얼텍에서 실시하고 있는 시간당 인건비 산정방식을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정보공학(대표 유용석) 역시 전체 매출의 7% 이하를 차지하고 있는 유지보수 서비스를 이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아래 최근에는 온라인 헬프시스템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는 고객 유지보수 서비스와 관련한 불만사항을 웹에서 접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한 것으로 양질의 서비스 제공 및 기업 인지도 측면에서 상당한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