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방한` 증시 호재?악재?

 ‘악의 축’ 발언으로 국내외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19일 한국 방문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은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문제 등 대북관계와 한미동맹, 햇볕정책 등에 대한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는 데다 통상 현안도 부차적으로 거론될 수 있어 투자자들은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악의 축’ 발언이 몰고온 파문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을 것이므로 이번 방한기간 이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멘트’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미관계 개선 의지를 전향적으로 피력하면 국가 위험도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기업실적 개선 등 증시 활성화 여건이 무르익고 있는 국내 증시를 좋게 보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는 ‘선물’이 될 것이다.

 통상 현안과 관련, 우리 정부는 미 행정부가 다음달 6일 최종 결정할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해 규제를 완화해주기를 요청하고 있으며 미국도 긍정적으로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미국이 철강 수입규제를 완화하고 저율의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포항제철 주식은 20개월만에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철강업종이 상승 모멘텀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가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는 자동차수입 불균형 문제와 의약품, 화장품, 통신 등의 부문은 일단 정상외교 차원에서 뚜렷한 해결점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통상현안을 제외하면 부시 방한에 따른 직접적인 증시모멘텀은 역시 외국인 투자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대북관계 발언에 모아지고 있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팀장은 “부시 대통령의 방한으로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할 사안은 없다고 본다”면서 “대북관계 발언이 부드럽다면 주식 투자의 촉매제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리서치담당 김석중 상무는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인들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도 정작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방한으로 외국인 투자심리가 악화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부시 방한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대북관계와 통상문제로 정리될 수 있으나 어느 부분에서건 악재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그렇다고 호재가 돌출할 것 같지도 않다고 예상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