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의 제안서 공개와 이로 인한 하이닉스의 독자 생존론 대두로 혼란에 빠졌던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재협상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
채권단은 18일 오후 외환은행 본점에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운영위원회를 열어 마이크론의 제안에 대한 최종 수정안을 조속히 마련, 마이크론과 다시 협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또 이날 회의에서 최종 수정안의 마련과 마이크론과의 협상창구를 외환은행으로 일원화했으며 재협상 결과에 대한 수용 여부를 전체 채권단 회의에서 결정키로 했다.
이연수 외환은행 부행장은 “(수정안 마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라면서도 “그러나 내용이 워낙 다양하고 복잡해 시간은 조금 걸릴 것 같다”라고 말해 MOU체결은 예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채권단은 이날 회의에서 하이닉스의 독자 생존과 매각 대금의 분배 방안을 논의하지 않았다.
이 부행장은 “최종안을 만들 때까지 마이크론안의 유리,분리를 비교할 수 없으며 마이크론의 주식 향배가 중요하다”라고 말해 현 매각 대금을 그대로 하되 채권단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독자 생존을 진지하게 검토하며 독자생존이 불가능하다면 △마이크론의 직접투자를 포함한 잔존법인의 생존 보장 △양해각서상의 조건에 대한 마이크론과 채권단간의 완전 합의를 전제로 마이크론과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도록 경영진에 권한을 위임했다.
이같은 방침은 독자 생존을 마이크론과의 협상 결렬시에 대응한 차선책으로 검토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으로 하이닉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의 관계자는 “전반적인 처리방향의 기조는 마이크론으로의 매각협상이며 독자생존은 그 대안일 뿐”이라면서 “다만 일각에서 독자생존 방안이 제기되고 있어 채권단의 지원만 뒤따른다면 충분히 가능한 대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