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그룹 VAN서비스 `협업` 효율성 높인다

 삼성·현대·대우 등 특정 그룹사나 대기업 입장에서 운영돼오던 부가가치망(VNA) 서비스가 중소기업의 업무편리함을 고려한 데이터통합서비스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19일 이씨뱅크·삼성네트웍스·대우정보시스템은 금결원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각사의 VAN망을 연동(VAN to VAN)한 후 데이터(파일)를 통합·변환해 주는 ‘B2BM & 협업간 데이터 통합 서비스’ 제공을 준비중이다.

 이 서비스는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3개사 중 하나의 VAN 망을 이용하면 그 VAN 망을 사용하지 않는 대기업과도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3차 사업자 선발을 진행중인 산자부의 ‘산업부문 네트워크 구축 지원사업’ 중 3자 지원군 영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이들은 시범사업 선정 여부와 무관하게 서비스를 추진할 의사를 밝히고 있어 그간 폐쇄형태로 운영돼오던 기업 VAN 서비스 시장이 일대 변신할 전망이다.

 ◇기존 VNA 서비스 한계=기존 서비스는 일대일 개념이다. A라는 중소기업이 3개 대기업의 협력사라고 해도 해당 대기업이 정하는 VAN사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즉 삼성 관계사들은 삼성네트웍스를, 현대 관계사들은 이씨뱅크를, 대우 관계사들은 대우정보시스템의 VAN서비스를 이용함에 따라 A사도 3개 VAN사의 서비스를 모두 이용해야 한다. 3개 VAN사가 확보하고 있는 중소기업 고객 1만6000여개 중 현대·삼성·대우 관계사와 중복 거래를 하는 기업수는 1만여개. 즉 1만여개 기업들은 동일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대기업들이 정보유출 등을 이유로 타 VAN사 이용을 껄끄럽게 여기고 있어 몇개의 아이디를 사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상태다.

 ◇서비스, 어떻게 달라지나=이씨뱅크·삼성네트웍스·대우정보시스템 등 3개 VAN사는 각사의 VAN망을 연동하는 대신 데이터통합·파일변환 게이트웨이 시스템을 구축한다. 즉 각 기업의 문서포맷과 데이터 구성을 호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런 후 원하는 중소기업의 거래량을 파악, 현대·삼성·대우 관계사 중 거래가 가장 많은 기업들의 데이터를 해당 VAN사에 넘겨주는 방식을 취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이 파일 레이아웃을 통합해 준비중인 1차 서비스는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서비스. 전자세금계산서야말로 문서포맷과 데이터가 같아 복수 VAN사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이밖에도 컨소시엄은 금결원과 공동으로 전자외상매출채권대출서비스나 B2B구매카드 서비스 등 지불관련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기대효과=무엇보다 대기업 위주의 VAN 서비스가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의 업무환경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공급업체들의 신속한 업무처리가 기대된다. 경쟁관계에 있는 VAN사들에도 이점이 있다. 이미 환경은 그룹간 배타성이 사라지고 있는 환경인데다 중복 사용업체들이 서비스를 비교하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또 이미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무료서비스도 많이 차지하고 있어 오히려 거래가 많은 VAN사로 교통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이 서비스는 현재 산자부가 진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IT 지원사업이나 B2B시범사업, 업종별 ERP템플릿 사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중소기업이 ERP를 구축해도 실제 대기업과 주고받아야할 데이터가 정형화돼 있지 않아 구축한 ERP 시스템에 복수의 거래업체의 데이터를 넣기 위해서는 별도의 수작업이 필요한 실정인데 만일 VAN사의 통합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거래업체에 관계없이 모든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이씨뱅크 관계자는 “EC 표준화의 초점이 문서나 카탈로그에 너무 집중돼 있다”며 “다수 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에는 생산일정이나 품질인증과 같은 정보데이터를 손쉽게 볼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데이터통합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