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학력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과학기술원(K-JIST) 석사 졸업생들이 당연시되던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선택하는 현상이 두드러져 고급 과학기술인력 수급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19일 K-JIST에 따르면 석사 졸업생의 진학률이 지난 2000년 43.2%에서 지난해 32.9%로 낮아진 반면 취업률은 2000년 38.3%에서 지난해 48.4%로 10% 이상 높아졌다. 또 올해 졸업생의 취업률도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97년 졸업생 배출 이후 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선택한 학생 수가 취업자 수를 줄곧 앞질렀으나 지난해부터 취업생이 진학생을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K-JIST 관계자는 “최근 몇 년째 고학력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원생들이 미래가 불확실한 대학원 진학보다 안정된 취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교수나 연구원 임용에도 국내 박사보다는 해외파가 유리한 현실에서 경제적 사정 등으로 학업을 중도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의 심각성은 연구 중심으로 운영해 우수 과학인력을 양성한다는 과기원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청소년의 이공계 진학 기피현상과 맞물려 더욱 확산될 우려가 높다는 데 있다.
K-JIST 관계자는 “학비 전액을 국비로 지원해 양성하고 있는 과기인력마저 중간에 이탈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크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과기계의 우수인력 이탈을 방지하고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