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은 북쪽 하늘에 떠 있는 붙박이 별이다. 천문학에서는 폴라리스(polaris)라고 불린다. 요즘 신세대 여성은 물론 30대 주부 사이에서 ‘폴라리스 열풍’이 불고 있다.
KBS의 월화드라마 ‘겨울연가’가 인기를 끌면서 생긴 현상이다. 극중 남자 주인공인 배용준이 여자 주인공인 최지우를 향해 ‘넌 나의 폴라리스야’라고 말한 대사에서 유행했다. 이말은 ‘북극성처럼 언제나 변함 없는 사랑’을 의미하는 말로 통칭되면서 ‘겨울연가’의 신드롬을 대변해주고 있다.
연인들 사이에서는 폴라리스 모양의 야광 스티커가 유행하고 목걸이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심지어 신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 퀴즈 프로에서는 폴라리스를 맞추는 문제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폴라리스 신드롬 덕분에 신이 난 것은 KBS다. 그동안 월화 저녁 드라마 시간대에서 SBS의 ‘여인천하’와 MBC의 ‘상도’에 밀려 꼼짝할 수 없었던 KBS가 ‘겨울연가’라는 미니시리즈로 단숨에 권토중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처음 방영된 ‘겨울연가’는 설 연휴를 고비로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여인천하’의 시청률에 육박했다. 일부 시청률 조사기관은 ‘겨울연가’가 ‘여인천하’를 제치고 월화 저녁 드라마의 왕좌를 차지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시청률 조사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현재까지는 ‘여인천하’와 ‘겨울연가’가 25% 안팎의 시청률로 백중세를 보이고 있으며 ‘상도’는 17∼18% 정도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고 보면 ‘상도’를 내세운 MBC가 속이 탈 것 같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겨울연가’나 ‘여인천하’ 모두 여성을 주 시청층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상도’의 주 시청층은 남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분석 때문인지 몰라도 MBC는 최근 ‘상도’의 방영 횟수를 10회 연장키로 결정했다. SBS가 간판드라마인 ‘여인천하’의 영토를 야금야금 갈아 먹는 ‘겨울연가’에 대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자못 궁금하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