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KT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왕중왕전 오늘 결승

‘폭풍저그’ 홍진호(IS·20)냐 아니면 ‘대나무 테란’ 조정현(무소속·23)이냐.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최고수를 가리는 ‘KT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이 22일 오후 장충체육관에서 화려한 식전 행사와 함께 펼쳐진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 등 ‘2001 시즌’을 빛낸 6명의 스타크래프트 고수들이 참가, 대혈전을 벌인 ‘KT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왕중왕전’에서 최종 결승에 오른 선수는 홍진호와 조정현. 이들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결승에 올랐다는 점에서 예측 불허의 승부가 점쳐지고 있다.

 먼저 홍진호는 지난해 9월 ‘2차 온게임넷 스타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신예다. 지난해 말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며 최고의 저그 플레이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4승1패의 전적으로 먼저 결승전에 선착하는 등 물오른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폭풍 저그’라는 별칭답게 히든 전략이나 비책을 통한 전법이 아닌 치밀하고 꼼꼼한 경기 운영을 통한 정면 승부가 주특기다.

 조정현은 떠오르는 샛별인 홍진호와 비교되는 대기만성형 선수. ‘쌈장’ 이기석 등과 함께 1세대 프로게이머인 조정현은 1년여간 e스포츠계에 이름을 날리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늦깎이. 그동안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갖고 있는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해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며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3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성적이 급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와일드 카드로 올라와 내로라 하는 선수 등을 제치며 4승2패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 선수의 결전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홍진호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미 홍진호는 예선전에서 조정현에게 15분만에 완승하는 전력을 갖고 있다. 온게임넷의 엄재경 해설자는 “홍진호는 최고의 테란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임요환 선수와 같은 팀에 소속돼 있어 충분히 테란전에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홍진호의 승리를 점쳤다. 한국프로게임협회 장현영 팀장도 “최근 홍진호의 실력은 놀라울 정도로 급상승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해 2차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을 장충체육관에서 치러본 경험이 승리에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홍진호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조정현 선수의 승리 가능성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 캐스터 정일훈씨는 “조정현 선수에게 부족했던 것은 승부 근성이었는데 최근 그의 경기를 지켜보면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읽을 수 있다”며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15분만에 조정현 선수의 무릎을 꿇게 한 ‘폭풍저그’ 홍진호. 그리고 지난 경기에 대해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는 ‘대나무 테란’ 조정현. 두 선수의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팬들의 시선과 귀는 벌써부터 경기장 안으로 쏠려 있다.

 

 <미니인터뷰>

 ◇홍진호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는.

 ▲2차 온게임넷 스타리그 등 최근 결승전에만 3차례 올라갔지만 우승경험은 한번도 없다. 만년 2등만을 할 수는 없다.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컵을 거머쥐겠다.

 -전략이 있다면.

 ▲결승전 다섯 경기 가운데 한두 경기 정도는 변칙전략을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전략은 공개할 수 없다.

 -조정현 선수를 평가하면.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특히 게릴라전과 전면전 모두에 능숙하며 미리 어떤 공격을 감행할지를 파악하기 힘든 특징을 갖고 있다.

 

 ◇조정현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는.

 ▲홍진호 선수와의 본선전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초반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침착하게 공격을 방어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전략이 있다면.

 ▲홍진호의 경기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홍진호가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을 집중 공략하겠다.

 -홍진호 선수를 평가하면.

 ▲별칭인 ‘폭풍저그’답게 무서운 공격력을 발휘하는 선수다. 저그족을 가장 잘 다룰줄 아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