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을 든 요리왕국의 공주가 모험을 떠난다. 공주의 임무는 물을 구하는 것. 신들의 전쟁으로 사막으로 변해 버린 왕국의 운명이 공주에게 달려있다.
그러나 공주의 여행은 순탄치 않다. 귀가 권투 글러브로 변한 ‘귀펀치 토끼’가 달려드는가 하면 ‘갑옷을 입은 곰’이 공주를 해치려 한다. ‘날아다니는 고양이’ ‘돼지코를 가진 박쥐’도 공주의 앞길을 가로 막는다. 해괴망칙한 몬스터들의 공격을 피해 공주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인가.
한편의 만화같은 온라인 게임이 나왔다.
판타그램이 장장 4년간 공들여 개발한 ‘샤이닝로어’가 드디어 일반에 공개된 것. 이 게임은 서비스전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날 대로 난 기대작이다. 사실 클로즈 베타테스트로 처음 공개됐지만 테스터가 1만5000명이나 참가, 오픈 베타서비스 못지 않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게임 개발사가 판타그램이기 때문. 이 회사는 이미 블록버스터형 PC게임 ‘킹덤언더파이어’를 선보인 검증된 개발사다. 전세계적으로 50만장 이상 팔린 PC게임을 만든 회사인 만큼 온라인 게임 역시 수준급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그대로 반영됐다.
3차원(3D) 그래픽을 도입한 ‘샤이닝로어’는 한마디로 색다르다.
당초 온라인 게임의 고정관념을 깨겠다던 개발사의 호언장담이 결코 허사가 아니다. 물을 구하러 떠나는 시나리오, 우스꽝스러운 괴물 캐릭터 등 이전 온라인 게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물씬 배어있다. 처음 게임을 접해본 사람들은 ‘엽기적이다’라는 감탄사를 내밷을 정도.
개발사는 게임을 즐기다 보면 한편의 만화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복잡한 게임 세계관이나 시나리오는 만화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것. 장르도 몬스터를 사냥하고 레벨을 올리는 단순한 롤플레잉 게임을 거부한다. 기본적으로 액션 롤플레잉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연애 시뮬레이션이나 커뮤니티 게임 요소도 곳곳에 도입하고 있다.
게임속에 ‘채팅 카페’나 ‘오락실’이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유저들은 게임속에서 채팅을 통해 데이트를 즐기거나 또 다른 ‘미니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게임속 아바타끼리 장기 대결을 벌이거나 고스톱을 치는 풍경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가 만화같다고 전투도 만화같은 것은 결코 아니다.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광원 효과 등 전투장면은 마치 SF영화의 한장면을 연출한다. 다양한 무기나 마법이 등장하는 것은 여느 롤플레잉 게임 못지 않다. 큼직한 아바타도 이 게임의 자랑거리다. 머리·얼굴·상체·하체·신발·장갑 등 아바타를 어떻게 치장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캐릭터가 나온다.
그러나 서비스 기간이 짧아 아이템이 아직 많지 않다. 그래픽 사양이 높고 서버가 불안한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판타그램 이상윤 사장은 “클로즈 베타서비스중이라 앞으로 보여줄 게임의 절반 정도밖에 보여주지 못한 상태”라며 “다양한 퀘스트를 지속적으로 추가, 오픈 베타서비스에서는 또 다른 ‘샤이닝로어’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