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학생!’ ‘언니!’ ‘잠깐만요!’
테크노마트에 들어서자마자 귓전을 때리는 이 같은 호객행위 소리가 과연 사라질 것인가.
테크노마트가 최근 기존의 싸구려 전자상가 이미지를 벗고 백화점식 매장분위기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관리회사인 프라임개발과 상우회가 연초부터 상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기초질서 확립에 나서는가 하면 저가격 정책을 포기하고 디지털가전시대에 맞는 제품구성에 대폭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테크노마트의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매출급감을 벗어날 변화의 절박성 때문이다. 98년 4월에 개장, 2000년 전체 매출 3조5000억원에 이르기까지 줄곧 매출상승세를 이어온 테크노마트가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3조원선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80%가 임대상인인 테크노마트의 최근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은 입점상인들의 주머니를 더욱 옥죄고 있다.
상우회와 프라임개발은 소비자들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백화점 수준인 데 반해 상인들은 아직도 호객행위와 불친절 등 안일한 판매행태에 머물고 있는 것이 매출급감의 원인이라고 판단, 고질적인 문제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우선 호객행위 금지와 유니폼 착용 등 기초질서를 확립키 위해 그 동안의 계도기간을 마치고 지난 14일부터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2만원에서 20만원에 이르는 부과금은 추후에 테크노마트 소비자보호센터의 활성화 기금으로 쓰여진다. 이어 3월부터는 그 동안 활동이 미미했던 소보자보호센터의 활동을 대폭 강화한다.
현재 층별 매장의 제품구성이 최근 출시되는 디지털제품에 걸맞지 않다고 판단, 조만간 제품구성에도 대폭적인 변화를 줄 계획이다.
특히 전자상가의 경쟁력 중 하나로 지목되던 저가격 정책도 포기한다는 전략이다. 인터넷쇼핑몰이나 가격비교사이트의 영향으로 테크노마트의 가격경쟁력은 이미 상실했으며 가격보다는 현대식 건물에 맞는 서비스로 젊은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설명이다.
프라임개발의 박병식 이사는 “현대식 건물에 어울리는 서비스를 기대했던 고객들이 테크노마트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며 “존폐의 기로에 선 테크노마트가 선택해야 할 길은 변화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