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영상장비로 각광받고 있는 프로젝터에 대한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홈시어터, 교육현장, 기업체 회의실 등에서 사용되는 프로젝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장비를 일산에 의존, 고부가가치 영상시장을 고스란히 일본업체에 내주고 있다.
지난해 3만대 규모였던 국내 프로젝터 시장은 올해도 홈시어터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4만대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당 가격도 대부분 500만원을 넘어 연간 시장규모는 최소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 프로젝터 시장의 90% 이상을 후지쯔, 산요, 샤프 등 일본산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업체의 경우 LG전자가 95년부터 70억원을 들여 LCD 프로젝터 자체 개발에 성공했으나 1200안시에서 2000안시급까지만 개발됐으며 고급기종 제품라인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삼성전자 역시 3년 전부터 프로젝터 자체개발에 돌입했으나 순수 자재 비율은 20% 미만에 그치고 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조달청에 의뢰한 프로젝터 구매에서도 이 같은 국산 프로젝터의 약점은 극명히 드러났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국산을 조건으로 하는 700대의 프로젝터 구매를 조달청에 의뢰했다. 교육시장인 만큼 국산을 구매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LG전자를 제외하고는 순수 국산화에 성공한 업체가 없어 국산만으로는 입찰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수입업계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입찰이 늦춰지고 있다. 지난해 국산 여부를 두고 있었던 프로젝터 조달잡음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입찰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LG전자조차도 서울시교육청이 원하는 사양을 모두 맞출 수는 없어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조건을 따르자면 LG전자가 유리한 입장이나 LG전자 혼자서는 입찰 자체가 안된다”며 “설령 LG전자가 단독으로 납품하더라도 3000안시급 이상의 제품이 없어 조건을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산을 배제한 입찰이 불가능하다는 상황을 인정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일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프로젝터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라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프로젝터의 국산화를 서두르는 길밖에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